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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Jul 31. 2024

매일을 포근하게

사랑하는 선생님들께


여름이 언제 왔나 싶더니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는 가을 바람이 불어옵니다. 요즘은 해 지는 시간에 나가 산책하는 게 참 좋습니다. 깊어지는 풀벌레 소리에 맞춰 노을이 붉게 물드는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하루 동안 꽉 채워진 마음의 그릇을 정리하고 다시 빈 그릇으로 돌아가게 해 줍니다. 마음의 빈틈에는 다시 아름답고 풍성한 것들이 채워질 자리가 생기고, 깊어지는 밤하늘 아래 하루를 감사히 마무리하게 되지요.



오고 가는 계절 속에 스며드는 정취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안기는 것 같은 포근함을 줍니다.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조용한 변화를 음미하다 보면, 삶이 주는 넓은 시선과 포용하는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깊어지고 넓어지는 마음은, 제 안에 사랑을 베풀 힘이 여전히 있음을 알게 해 주지요. 주어진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 매 순간 나를 선하고 아름다운 방향으로 넓혀갈 수 있습니다. 마음공부는, 그러한 나를 통해 나와 관계 맺는 모든 이들이 함께 행복을 누리는 일입니다. 마음공부의 행복은 욕심과는 다릅니다. 삶에 대한 의지이지요.


의지는, 우리 스스로 연약한 존재임을 받아들이면서도 삶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자세입니다.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마음은 소소한 것들로 촘촘히 채워집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처럼 촘촘해진 마음은 삶의 아름다운 자산이 되지요.


지금 선생님들 마음속에는 어떤 자산을 갖고 있나요? 마음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것은, 공부를 오래 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풍요로움을 느꼈는가입니다. 풍요로운 마음을 어떻게 썼는가 이기도 하지요.


오늘 하루 동안 주어진 마음의 그릇을 찬찬히 들여다볼까요. 불필요하게 채워진 것들은 비워 내고, 빈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보세요. 새롭게 차오르는 아름답고 풍성한 것들을 마주하게 될 테니까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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