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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래 Dec 22. 2021

둘. 요가

2021년 나를 바꾼 열 가지

요가를 한다. 거의 매일 한다. 요가원에 가서 수련을 하려고 하지만 못 가는 날엔 간단하게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고, 요가 이야기를 종종 하다 보니 내가 굉장히 자연 친화적이거나 수련에 열심히라고 생각하고 “언니, 더는 깊이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그저 습관처럼 아사나를 하고, 안되면 책이나 자료를 찾아본다.(그걸 본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접근방법이라도 알아봐야겠다 싶을 땐 찾아보는 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화가 나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 흉추를 밀어 가슴을 펼치고, 짜증스러울 때 다리오금을 쭉쭉 펴준다. 내 마음과 몸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적당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힘을 주면서 잡을 때와 힘을 풀면서 놓을 때, 그 순간을 알아채고 조금 더 현명한 시간을 보내는 것. 현재 내가 요가를 하는 이유이다.


아사나도 중요하고 깨달음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을 위해서나 무아의 경지를 이르기 위해서 요가를 하진 않는다. 하루  시간 정도의 수련으로 풀어지기엔 지난날 나의 습관과 감정들이 몸에 쌓여있고, 머리와 마음을 완전히 비우기엔 매일 사는 하루가 복잡하다. 대신 좋은 아사나, 좋은 명상을 위해서 몸을 아끼고,  그러기 위해서 먹는 , 자는 것을 대충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몸과 마음에 정성을 다한다. 내가  몸과 마음을 먼저 아끼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져 조금씩 좋은 사람이 된다.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요가의 방향이다. 좋은 선생님과 공간, 그리고 그만큼 좋은 도반들을 만나 가능했던 .


“라자카포타아사나”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시르사아사나”는 아직도 흔들흔들 다리를 펼치지 못한다. “아쉬와산찰라아사나”에서 손은 언제쯤 땅에 닿을까 싶고, ‘108수리야나마스카라’에 도전하고 싶지만 다음날이 걱정이 되서 시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전굴 할 때 반다를 어디에 잡아야 하는지 조금 알 것 같고, 후굴은 허리가 아니라 목 어깨에서부터 가슴과 등허리 골반까지 연결해보려고 노력한다. 아는 것과 성공은 별개인 듯 하지만 그래도 확실히 전 보다 좋아졌다.


더 이상 머리와 어깨, 허리가 아파 근육이완제, 소염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주어진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다. 사랑도 평화도, 분노도 원망도 모두 내가 선택한다. 내 삶을 내가 살 수 있게 하는 요가는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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