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계절>

by 배혜린

두 손엔

작은 빛 두 개,

희미한 바람의 증표 하나


서랍 속에는

잊힌 얼굴 하나 접혀 있고


나는 여기인데

나는 자꾸 비껴가요


무엇을 더 꺼내야

문이 열릴까

하늘에 물었더니


별들은

다 우연이라 말했어요


누군가의 방에 다녀온 날엔

내 안의 풍경은

아직 정리되지 못한 채


말을 했지만

그 말이 무슨 색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쏟아붓던 마음은

어느새 이물처럼 굳어가고


걸음을 떼려다

숨부터 멎곤 해요


더 바랄 것도 없어요

그저 햇살 한 줌 아래


따뜻한 레몬티처럼 부드러운 하루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근데 그게

세상에서 제일 먼 별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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