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직면하는 치유의 글쓰기
나는 34살의 지금도 여전히 그 교실에 갇혀 있습니다.
몸이 무거운 날, 겨우 잠에 들어도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중학교 3학년, 수업 종이 울린 후 선생님을 기다리던 순간. 교탁에서 세 번째 줄에 앉은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애써 무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가 부르는 것처럼 들렸지만, 곧 비속어가 섞인 조롱과 욕설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으려 했지만,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손바닥은 땀으로 젖었습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과 목소리는 점점 나를 조여 왔습니다. 처음에는 가볍게 발길질이 시작되었지만, 금세 의자를 흔들고 내 등을 쳤습니다. 교실은 소란스러워졌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보이지 않았고, 친구들은 못 본 척했습니다. 나는 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숨이 막히는 느낌 속에서 몸을 움츠렸습니다.
“하지 마.”
작은 목소리로 겨우 내뱉었지만, 내 말은 곧 우스꽝스러운 흉내로 되돌아왔습니다. 이어진 말은 더욱 무서웠습니다. “한 번만 더 내 말 무시하면, 그땐 가만 안 둔다. 미친년아.”
그 순간, 공포와 수치심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심장은 터질 듯 뛰고, 숨을 깊게 들이쉬어도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몸이 굳어 발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웠고, 내 영혼이 서서히 꺼져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 친구들이 못 본 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이 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때 나는 매 순간 ‘나는 왜 매번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동시에, 그 경험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나는 살아남았고, 지금 여기, 34살의 내가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증거입니다.
나는 글을 통해 그때의 감정을 다시 마주하고, 기록하며 치유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아마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괜찮다, 살아갈 수 있다. 그 경험은 당신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34살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그 교실에 머물러 있지만, 동시에 그 교실을 글 속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임을 매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