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芙蓉)

연꽃

by 정온

연못 가장자리에

말갛게 핀 너의 이름, 부용이더냐


말없이 바람을 건너와

햇살을 고요히 품고 꽃이 되었네


잎 끝에 맺힌 망설임조차

한 줄기 시가 되어 흐르고


지나간 꿈이 닿은 자리엔

물비늘만 조용히 반짝인다


전설 속에 이름을 묻고

달빛조차 너를 비추면

아련히 숨죽이는 밤


물 위에 핀 연꽃이 아니라

물아래 오래도록 잠든 기억의 결


슬프지 않아도

어쩐지 눈물이 고이더라

너는 그런 꽃이었구나


사는 자의 시간이 흘러도

너는 죽지 않고 피어난다


그 이름

한 번 부르면

가슴이 먼저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