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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Jan 09. 2020

상경

상경 [명사] 지방에서 서울로 감.
 


 동화 <시골 쥐와 도시지>가 있다. 시골 쥐는 도시 쥐를 따라 도시에 살아보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시골로 돌아간다. 시골 쥐에게 도시는 복잡하고 시끄럽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도시 쥐는 그런 시골 쥐가 이해 가지 않는다. 이렇게 풍요로운 곳이 왜 살기 힘들까. 오늘날 이 동화를 다시 보니 두 쥐 모두 이해가 간다.
 시골 쥐에게 도시는 마치 회색이었을 것이다. 똑같은 건물, 똑같은 사람들, 담배와 한숨이 섞인 회색 연기. 그곳에서 살아가기엔 벅찼을 것이다.
 도시 쥐에게 도시는 다채로운 도시였을 것이다. 다양한 먹거리를 보고 맛보는 배부른 경험, 다양한 사람들 발소리에 맞춰 사는 리듬감 넘치는 곳.
 같은 곳이어도 내가 어떤 것을 바라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우린 생각보다 환경에 따라 전적으로 달라지진 않는다. 평화로운 바닷가에 살아도 하루하루가 폭풍같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나의 거주지를 찾아야 하는 지금 이 시점, 장소가 아닌 내 마음이 무엇을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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