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묻고 HR이 답한다
채용은 새로운 사람을 회사에 입사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채용이 인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채용을 잘한다는 것은 좋은 사람을 채용함을 의미합니다. 좋은 사람은 일머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참고 : 일머리가 좋은 사람)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일머리는 거의 타고나는 것 같습니다.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일머리가 좋아지기도 하지만, 이렇게 노력할 줄 아는 것 자체도 일머리가 있는 것에 해당합니다. 일머리가 없는 사람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를뿐더러 노력할 필요도 느끼지 못합니다.
일머리가 있는 사람도 자신의 능력을 100% 회사에서 발휘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능력 100% 이끌어 내려면 회사가 노력해야만 합니다.
다시 채용으로 돌아와서 채용의 일반적인 순서를 정의하고 여기에 좋은 사람을 채용하기 위한 내용을 일부 추가하겠습니다.
채용의 첫 번째 단계는 채용할 직무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직무에 대한 설명서이자 직무를 수행할 사람에게 필요한 자격 요건에 해당합니다. 흔히 JD라고 말합니다. JD에는 간략한 직무 소개, 수행 업무, 자격요건(업무 경험, 기술, 자격증, 학력, 언어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있으면 좋은 우대사항을 추가합니다.
좋은 사람은 채용을 시작하기 전부터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좋은 사람도 마찬가지죠. 먼저 좋은 회사가 되어야만 합니다. 좋은 회사는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성장하고 있으며 사업적으로 비전이 밝습니다. 또한 잡플래닛과 같은 기업평판 사이트에서 3.0 이상을 받고 있습니다. 재직자들이 지인에게 '우리 회사 좋다'는 말을 할 수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을 채용하고 싶으면 먼저 좋은 회사를 만드세요.
직무 요건을 정의하는 시점에 좋은 회사는 아닌 것 같다 싶으면 JD에
직무 목표
직무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
를 추가하세요. 이 밖에 우리 회사에서 해당 직무를 통해 얻어갈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더 추가하면 좋습니다.
JD 작성이 완료되면 다음 단계는 지원자를 찾는 것입니다. 많이 쓰는 방법으로 직원 추천, 채용포털, 직무담당자 커뮤니티, SNS, 링크드인, 채용포털 인재검색, 헤드헌팅 등이 있습니다. 채용을 진행한다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다 쓰세요. 하나씩 단계적으로 방법을 늘리면 시간만 오래 걸립니다.
직원 추천 : 만약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이 있다면 해당 직원에게 추천을 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 직원 추천은 추천 포상금을 지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추천 포상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추천 포상금은 '입사 후 3개월 후 지급' 같은 방법을 쓰는 게 좋습니다. 채용 직급에 따라 포상금을 다르게 하는 게 좋으며, 직원 추천과 멘토링 제도를 연결해서 새로 입사한 직원의 온보딩을 유도하면 더 좋습니다.
채용 포털 : 채용 포털에 모집 공고를 올릴 때 채용 포털에서 제공하는 기본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채용 포지션에 별 관심 없지만, 채용해야 하니 공고 올리는 거다. 지원하고 싶으면 지원하던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팔듯 공고를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올리세요. 그래야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그중에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직무담당자 커뮤니티 : OO담당자 커뮤니티는 네이버나 다음에 검색하면 나옵니다. 앞서 채용포털에서 만든 채용 공고를 OO담당자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이나 구인 공고 게시판에 게재하세요. 이때 단순히 공고만 올리거나 채용포털 링크만 붙이면 안 됩니다. 채용 공고에 담지 못했던 스토리가 가미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 잘 사주고 친절한 팀장님이 있다와 같은 내용을 몇 줄 쓰는 게 좋습니다.
SNS, 링크드인, 채용포털 인재검색 : 거의 같은 채용 채널입니다. 지원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방식이므로 정중하게 제안해야 합니다. 접촉한 사람이 회사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락하세요. SNS, 링크드인, 채용포털 인재검색에서 채용하려는 직무를 경험한 사람을 찾은 다음에 '~~~ 한 포지션을 채용 진행 중에 있다 관심 있으면 JD를 보내겠다.'라고 연락을 취합니다. 무턱대고 JD부터 보내지 마세요. 회신이 오면 그때 JD를 송부합니다.
헤드헌팅 : 앞의 방법들에 비해 비용이 많이 소모됩니다. 보통 합격자 연봉의 00%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헤드헌팅을 통해 채용을 진행하면 지원자를 찾고 지원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노력을 안 해도 됩니다. 편하죠. 하지만 돈이 많이 듭니다. 앞서 언급한 방식을 모두, 제대로 한다면 헤드헌팅을 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합니다. HR부서에는 기본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고 채용예정부서에 서류를 전달합니다. 채용예정부서에서는 경력이 적합한지 등을 검토합니다. 서류 검토 결과는 합/불에 상관없이 지원자에게 피드백합니다. 가능하면 불합격 사유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면 좋습니다. 이때 불합격은 이메일 또는 문자로 안내하고 합격은 이메일, 문자, 유선통화 세 가지 방법을 씁니다.
전화 인터뷰 : 서류 검토 후 서류에서 의문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합니다. 의문사항이 없어서 바로 면접을 진행할 지원자는 필요 없습니다.
인적성 검사 : 온라인 인적성검사는 대리시험 등의 이슈가 있을 수 있어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인적성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면 1차 면접합격자에 한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온라인 역량검사 : 최근에는 뜨고 있는 방법으로 여러 기업에서 도입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이용해서 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리시험의 발각이 우려되어 대리시험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 온라인상에 노출되기 쉬운 검사인만큼 해법?이 빠르게 퍼져있어서 충분한 연습만 한다면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하여 면접을 진행합니다. 면접은 1회 또는 2, 3회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1회로 끝날 경우 직무적합성, 조직적합성, 인성을 한 번에 심사합니다. 2회로 끝날 경우 1차에서 직무적합성을 심사하고 2차에서 조직적합성, 인성을 심사합니다. 3차까지 면접을 본다면 조직접합성은 2차에, 인성은 3차에 심사합니다. 면접 시간을 조율하기 어렵거나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화상면접으로 1차 면접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화상 면접은 2차 또는 3차 면접에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회신이 느리지만 않다면 추천합니다.
직무적합성(Q&A, 성과물, PT발표) : 지원자의 학력, 전공, 경력, 업무수행내용, 프로젝트 경험 등이 채용하려는 직무에서 요구하는 것들에 부합하는지 심사하는 것입니다. Q&A 형식의 면접으로 지원자의 직무적합성을 판단할 수도 있지만, 지원자에게 이전 직장 또는 학교에서 수행한 결과물을 가져와서 면접관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지원자의 성과를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사전에 주제를 주고 어떻게 할 것인지 PPT를 만들어 와서 발표하고 Q&A함으로써 성과를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면접 당일에 과제를 줄 수도 있죠. 여기서 과제는 현재 회사에 당면한 이슈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적합성 : 회사와 부서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직급, 직책 등에 따라 다른 질문 SET과 다른 상황 면접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요 포인트는 '빠른 적응과 성과가 가능한가'를 심사하는 것입니다. 지원자의 성격/성향이 회사, 부서와 유사성을 갖는 것은 성과와 직결되는 상당히 중요한 것입니다. 외향적인 성향을 요구하는 직무에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은 성과를 내기 어렵거든요. MBTI, e-DISC, 에고그램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이때 회사와 부서의 성향을 검사하기 위해 조직 MBT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의 성격검사 결과를 면접에서 확인하고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집중적으로 질문(depth interview)합니다. 이때 압박면접은 하지 않습니다.
인성 : 앞서 진행한 인적성검사 결과를 참고해서 질문합니다. 검사결과에서 취약한 부분을 확인하는 질문을 합니다. 이외에 인성을 판단하기 위해 가치판단 질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갈등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확인하고 이에 따르는 후속 질문으로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가치관이 우리 회사에 근무하기에 문제는 없을지 판단합니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레퍼런스 체크를 수행하여 지원자의 자격, 경험 및 성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평판조회는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일해본 동료에게 어떤지(잘하는지 등)을 들어보는 게 좋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많이 하고 있는 백그라운드 체크도 있습니다. 백그라운드 체크는 고용 이력, 학력, 범죄 기록 및 기타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구를 채용할지 결정했다면 채용 후보자의 전 직장 원천징수영수증, 연봉계약서 등을 받아서 정확한 연봉을 확인하고 지급 가능한 연봉에 대해 제안합니다. 이때 회사에서 제공할 수 있는 현금성 복리후생과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합니다. 연봉 협상과 더불어 입사가능일 등도 함께 협의합니다.
처우가 결정되었다면 입사 전이라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 근로는 하지 않지만 채용 후보자가 입사 전에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심리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입사일 전에 일주일에 한두 번은 채용 후보자에게 연락해서 안부를 묻고 현재 직장의 인수인계는 잘 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세요. 아직 채용이 끝나지 않았음을 잊지 마세요. 입사 일주일 전에 회사생활가이드를 제공합니다. 회사생활가이드는 빠른 온보딩을 가능하게 합니다.
입사일부터 본격적인 온보딩이 시작됩니다. 신규 입사자 환영, 필요한 서류와 물품 제공(명함, 사원증, 다이어리, 달력 등 제공), 회사/사업/부서 소개, 회사 생활 가이드 등 오리엔테이션 실시, 멘토링 진행 등이 포함됩니다. 멘토링은 신규입사자와 가장 친밀한 직원 1명과 업무적으로 가장 밀접한 직원 1명으로 선정합니다. 직원 추천으로 입사한 직원이라면 추천자가 멘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