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을 위한 인사(HR)
이전 글(9. 업무분장)에 연결되는 글입니다.
세편에 걸쳐서 조금 더 자세히 업무분장을 다루는 시리즈의 2편입니다.
1편 : 업무분장이 필요한가?
2편 : 심플한 업무분장 (현재글)
3편 : 직원도 대표님도 만족하는 업무분장
작은 회사의 대표님에게 업무분장을 보여달라고 하면 많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누가 뭘 하는지 다 알아서요 (굳이 정리하진 않았어요)"
근데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현장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이겁니다.
“이 일 누가했어요?”
업무분장이라고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습니다. A4 한 장, 간단한 표 하나면 충분합니다. 업무분장은 복잡한 ‘인사제도’가 아니라 "누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눈에 보이게 정리하는 것"입니다.
위 예시 정도는 작성하기 쉽죠, 이미 머릿속에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걸 조금 더 자세히 작성해 주면 좋습니다. 어떻게 자세히 작성할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실제 사례 - '업무의 시작에서 끝까지 적어보세요!'
서울 강북구에서 유통업을 운영하는 7인 규모의 A사 대표님은 업무분장표를 작성하기 전, 직원이 하는 일들의 시작에서 끝까지 누가 하는지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리스트는 의외로 많은 ‘숨은 일’을 드러냈습니다.
- 시장, 벤치마킹 등 OO업무 관련 조사/학습은 누가하나요?
- OO업무 기획안은 누가 작성하나요?
- ....
이렇게 말로만 떠돌던 일들의 리스트를 엑셀로 간단히 정리한 게 대표님의 회사의 첫 업무분장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어렵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하세요.
‘직책’이 아니라 ‘업무 단위’로 나누세요
중소기업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과장은 이거, 대리는 저거"처럼 직책 기준으로 업무를 나누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죠.
박 과장은 배송도, 인사도, 전화 응대도 합니다.
신입 사원도 엑셀 정리, 세금자료 수집 등 책임 있는 일을 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이 업무는 누가 책임지고, 누가 보조하거나 지원해야 하는가?”
업무 리스트 뽑는 법(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리하는 게 안 맞다면!)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적어보세요.
1단계 : 하루 일과를 시간 순으로 써보기
→ 직원들의 하루를 관찰하면서 적어보세요. (예: 09:00 택배 확인 / 09:30~ 채팅 문의 응답)
2단계 : 반복되는 업무 중심으로 추리기
→ 매일, 매주, 매월 반복되는 일은 반드시 정리해야 할 핵심입니다. (예: 매월 세금신고, 주간 회의 정리 등)
3단계 : 협업 업무 vs 단독 업무 나누기
→ 예: “제품 발송”은 단독, “고객 불만 처리”는 협업
이렇게 모인 리스트를 엑셀로 정리하면, 누구나 ‘우리 회사 맞춤형’ 업무분장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업무를 정리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꼭 생깁니다.
같은 업무를 두 명이 ‘자기 일’이라고 생각함
아무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 안 함
어떤 업무는 애매해서 맡길 수 없음
이럴 땐 다음 기준으로 판단해 보세요.
① 책임의 기준 : ‘최종 확인은 누가 하나?’
예 : 고객 불만 응대 → 응대는 실무자, 최종 처리 결정은 대표
② 업무 반복 여부 : ‘정기 업무는 무조건 지정’
예 : 매주 월요일 출고 리스트 작성 → 담당자 지정, 휴가 땐 대체자까지 미리 정해두기
③ 긴급성 분류 : ‘긴급 업무는 대응 기준 명시’
예 : 세금신고 지연 → 누가 먼저 확인하고 보고해야 하는지 정하기
피터 드러커는 “사람은 자신이 할 일을 알 때 책임감이 생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맡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라고 했습니다. 직원이 대표님 마음처럼 일하기를 원한다면 업무분장을 작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접근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명심해야 할 한 가지. 업무를 잘게 쪼개는 것보다,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