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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이 동기를 만든다

대표님을 위한 인사(HR)

이전 글(6. 직급체계와 승진)에 연결되는 글입니다.


세편에 걸쳐서 조금 더 자세히 직급체계를 다루는 시리즈의 3편입니다.

1편 : 직급, 왜 필요한가

2편 : 현실적인 직급설계 가이드

3편 : 직급이 동기를 만든다 (현재글)



직급체계가 구성원에게 미치는 영향

“우리 회사엔 직급이 없어서 수평적인 문화예요.”
작은 회사의 대표님에게 종종 듣는 말입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이나 창업 초기 기업은 ‘형식적인 직급 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문화’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우리 회사는 잘하는 사람을 어떻게 인정해 주나요?”

→ '더 많은 보상(연봉, 성과급 등)을 준다'는 대답은 이 질문의 의도를 잘못 파악한 것입니다.

“OO님이 일을 저한테 자꾸 시키는데 이게 맞나요? 제가 왜 이런 잡일을 해야 하나요?”

→ 작은 일을 할 줄 모르는데, 큰 일을 시켜주길 바랍니다.
“회사에 계속 있으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나요?”

→ 5년 후에, 10년 후에 친구들은 OO과장 등으로 불리는데..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서 직원들이 오래 다니길 바라는 것은 망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급체계가 직원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동기부여로 연결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승진 기준이 없는 회사 = 성장 비전이 없는 회사

직급이 없다는 건, 그저 ‘호칭이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니라

“나는 무엇이 될지 모른다 =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방향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건 아니시죠?)


직원 입장에서 보면,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더 잘하면 뭐가 바뀌는지

어떻게 하면 팀장이 될 수 있는지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구조입니다.


디자인 에이전시 A사는 직원 12명 규모에서 명함에 직급을 쓰지 않고 일했습니다. 처음엔 자유로웠지만, 2년 후 “누가 리더인지 모호하다”,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쌓였습니다. 결국, 주임–대리–팀장–실장 체계를 도입하면서, 업무 책임이 명확해지고 평가 기준도 안정화되었습니다.



직급이 주는 동기부여 : 나도 OO이 될 수 있어

직급은 단순히 ‘호칭’이 아닙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팀장님은 여기서 성장한 사람이구나.

나도 1~2년 열심히 하면 주임, 대리로 성장할 수 있겠네.

그게 보상도 연결되고, 내 역할도 커지는 거네.

이건 곧 동기부여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구조입니다.

직급 없는 수평문화 → 자유로움은 있지만, ‘방향 없음’

역할 기반 직급체계 → 책임은 생기지만, ‘성장 경로’가 보임



직원 성장에 맞춘 직급 디자인

모든 직원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직급 체계는 성장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급은 일률적인 서열 구조가 아니라, 성장 단계와 보상/책임을 맞춰주는 유연한 틀이 되어야 합니다.

1) 빠른 성장형

특징 : 책임감 있고 결과를 빨리 냄

운영 : 승진 가속 루트 제공 (예: 대리에서 바로 팀장)

2) 천천히 안정형

특징 : 신중하고 실수를 줄이는 스타일

운영 : 직급 체류 기간을 유연하게 운영(직종에 따라 다른 직급, 직급체류기간)

3) 스페셜리스트형

특징 : 실무에 특화된 전문가

운영 : 리더가 아니어도 보상과 존중 제공 (예: 수석 연구원 등 호칭 적용)



직급이 억압이 아닌 ‘동기’가 되려면

직급이 ‘관리 도구’처럼 느껴질 경우, 직원은 위축되고 방어적이 됩니다. 반대로 직급이 “내가 인정받았다는 신호”, “회사가 나를 믿고 있다는 증거”가 되면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성과보상 연계

직급이 오르면 책임도 커지지만, 보상과 권한도 함께 커져야 합니다.
→ "과장인데 사원급 연봉"은 동기부여를 오히려 깎아먹습니다.

2) 투명한 승진 기준

승진이 ‘감정’이 아니라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 역할, 책임, 역량 등을 기반으로 문서화된 기준 제공

3) 정기적 피드백

직원이 스스로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분기별 코칭, 중간 점검 면담 등으로 성장경로 리마인드



직급은 조직이 커져서 어쩔 수 없이 도입하는 구조물이 아니라, 작은 조직일수록 ‘동기부여의 설계도’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직급을 잘 설계하면, 구성원은 스스로 묻습니다.

“다음 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은 곧 회사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 질문에 직급체계(에 포함된 내용 등)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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