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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Mar 21. 2024

오베라는 남자

Book 북두의권 제 8권


올해 들어 두번째로 보는 소설이다.

다 읽고 난 소감을 솔직히 말하자면,



힘들었다.


옛날같으면 이미 중도 포기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둬야겠다'는 나름의 목표가 있기에 끝까지 읽었다.


사실 재미가 없는 책은 아니다. 마지막에는 반전도 있다. 그러나 지루했다는 느낌이 솔직한 내 마음인 것 같다.


특히 이런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


"마치 경찰에게 막 붙잡혀서 교도소에 금방이라도 들어 갈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런 식의 표현이 너무 많이 나온다. ㅜㅜ 페이지마다 대략 3분의 1은 이런식의 비유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나는 등장인물의 표정을 이렇게까지 매번 연상하고 싶지 않다. 내용의 전개가 더 궁금한데 말이다;;; 비유가 너무 풍성했다.


비유가 풍성해서 힘들었지만, 오베라는 인물을 알아가는 과정은 흥미롭긴 했다. 오베의 현재와 과거가 챕터마다 번갈아가며, 지금의 까칠한 노인, 오베를 설명해준다. 이런 오베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긴 했다.


고약한 말투와 인상을 가진 할아버지를 알게되고 사연을 알아가면서, 할어버지를 이해하고 이 할아버지를 좋아하게 된거 같다. (나도 그렇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그렇다) 특히, 오베가 노인이셔서 과거의 이야기가 풍성했고, 그래서 우여곡절의 사연들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다. (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오베가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보면, 그분들이 착한 이웃들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오베가 그들에게 복이기도 했지만, 그 이웃들도 오베에게 복이었다. 다들 착한 이웃들이었다.


책을 통해 까칠한 노인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었다. 그러나 좌충우돌하며, 베의 좋은 이웃들과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마치 90년대 TV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이십대의 젊은 청년이 이 책을 본다면 재밌다고 느낄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긴 세월 많은 컨텐츠들에 쩔어있는 중년 남성이 이 책을 보기에 이 책은 지루한 편인 것 같다.  


그래도 책을 읽고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나는 출퇴근길 언제나 지하철을 탄다. 인상을 잔뜩 쓰고 계신 어르신들을 볼 때, 한번쯤 오베를 생각해본다. 오베를 생각하면 어르신들을 향한 넉넉한 마음이 생기는 거 같다. 


물론 인생의 굴곡을 소화해오신 분들을 향한 리스펙과 아린마음도 함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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