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강박

달리고 싶은 철마에게 필요한 건 철도

by As the Deer

#1



오늘 아침 공유오피스에 들어설 때 올라온 생각이다.

오늘 아침 아이들을 바쁘게 라이드해주고는 부랴부랴 공유오피스로 왔다.


생산성 강박 (Productivity Anxiety).


이 용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다들 느끼고 있네 라는 일종의 위안함도 들었다.


chat GPT에 물어보니 생산성 강박은 정식 정신질환 명칭은 아니지만, 특정 정신건강 문제의 징후나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즉 일종의 징후 또는 패턴 정도이고, 이것이 질환으로 발전하면 강박장애 (OCD, Obessive Compulsive Disorder), 불안장애 (Anxiety Disorders), 우울증 (Depression),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으로 된다고 한다.


스크린샷 2025-04-02 101209.png 공손한 쳇 GPT


딱 지금의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다닐 때 중장기 계획, 5개년 사업전략 자료를 만들 때가 생각난다. 임원분들의 생각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갈대처럼 바뀔때마다, 내 입은 1cm씩 튀어나왔었다. 도대체 이렇게 바뀌는 것을 왜 한 달 전부터 준비하는지 이해가 안되었고, Ver. 20을 넘어가는 장표는 이제 관리 폴더에 따로 버전을 관리할 지경에 다다른 곤 했다.


이런 경험이 체화 되었기 때문인지,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의 실효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어차피 바뀌는 거 일이 더 닥치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그런데 요즘 이 전략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생산성 강박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모른다. 어쩌면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이후 모든 인류가 겪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느끼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들 생산성이라는 부분은 깨어있는 시간 머릿속 어딘가에 숨쉬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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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생산성 강박이라는 달리고 싶은 철마에게 중요한 것은 철도다.

그리고 이 철도가 나에게 중장기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열심히는 할 수는 있다 (아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처럼,

중요한 건 이 에너지가 어느 곳을 향해 쏟아부어지고 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럼 이 개인에게 필요한 중장기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뭘 해먹고 살지라고 고민하는 이 가엾은 개인에게 필요한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2


검색창에 부업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은퇴나 은퇴준비라는 단어를 검색해도, 돈버는 법을 검색해도 수많은 정보들이 있다.


검색된 정보들은 똑같이 말한다. '일단 한번 해보시라'고. 돈 되는 거면 뭐든지 해보는게 맞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그럼 그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은?


'일단 한번 해보세요, 누구나 가능합니다'라는 말은 이제 마케팅 광고 문구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이미 진부해졌다.



#3


얼마 전 읽었던 책 중에 원씽 (The One Thing)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에 몇가지 인상깊은 말들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그것을 너무 넓게 펼치려 애쓰다 보면 노력은 종잇장처럼 얇아진다"


사실 당연한 말인데, '노력은 종잇장처럼 얇아진다'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 요즘이다.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진 않았지만, under value 되어있다면 한번 곱씹어보고 정비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 중에 하나만 걸려라' 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생산성을 추구하다 방향이 없어지면, 조금씩 흐지부지 다 흐트러지게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나만의 색깔이라는 건 없어지고, 결국 '뭐든지 대량생산'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나의 경험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일이 언제나 가장 큰 소리로 나를 부르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꼭 해야하는 일을 잘 알아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뚜렷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일한다."


"80/20법칙을 계속하라. 20퍼센트만 남기고, 거기에서 다시 20퍼센트만 남기는 식으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에 이르기까지 계속하라. 없어서는 안될 단 하나, 그 하나를 찾아라...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야 한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지는 역시 question이긴 하다. 그리고 그 질문은 정말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답의 질(Quality)은 질문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올바른 질문을 하면 올바른 답을 얻는다...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무엇이냐에 따라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이 되는 해답이 정해진다."


#4


약간의 긴장을 느끼며, 글을 마치고 있다.


생산성? 낼 수 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 왔으니까.


그러나, 질문하지 않는다면 (사유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지금 나의 시간(노력)이 종잇장처럼 얇아질지 모른다는 생각.



눈을 질끈 감아본다.

그리고 질문해봐야겠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무엇인지 말이다.

그 중요한 것에 빨리 철마를 달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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