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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Nov 28. 2022

MBTI : 내향인 INFP, 직장에서 살아남기

Intro.


나는 MBTI를 하기 싫어했다.

뭔가 얌전하고 조용한, 그래서 사회생활에 적합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으로 나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막연한 기대 (ex. 당신은 딱 전략가! 또는 사업가! 이런게 나올줄로 기대 ㅎㅎ)와 아내의 적극적인 권유로 한번 해보았는데 결국 아래 그림이 나왔다.

자매여.. 어딜가는 것인가.. ㅜㅜ


호우, 기분이 안좋았다.

(성도 다르게 나왔는데다가.. 머리에 꽃은 왜 꽂은 것인가.. 다리 하나는 또 왜 들고.. 무엇이 그리 즐거운 것인가 ㅜㅜ)



그러나, 나(INFP)는 잘 살고 있다 (ing).


나는 2006년에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여태껏 잘 살고 있다. 잘 살고 있다의 기준은,

-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머리가 대량 빠졌다거나, 건강이 엄청 나빠졌다거나, 가족이 파탄나거나 하지 않았고,

- 직장생활 정상적으로 잘 하고 있다. (물론 이직을 좀 했다. ㅎㅎ... https://brunch.co.kr/brunchbook/discoverquitjob )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면,

- INFP는 부자로서 한량이 어울린다.

- INFP는 직장생활이 어울리지 않는다.

- INFP는 개인주의 성향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가 어렵다.  

- INFP는 예술계에 적합하다.


그러나. 나(INFP)는,

-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ㅎㅎ 샐러리맨이며, 일을 하는 것에 있어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진 않는다.

- 직장생활 한지 16년째다. 그리고, 퇴사 후 아직도 연락하는 동료들이 좀 있다.

- 인정한다. 나는 개인주의 성향이 있다(아내가 그랬다). 그러나, 사람들과 잘 지내는 편이다.

   (다만, 문어발 식으로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과도하게 형성하지 않는다.)

- 회사에서 재무, 사업개발, 관리 쪽 일을 했었고, 하고 있다. (물론 예술계에 관심은 있다)



일단, 나(INFP)를 묶어놓을 필요는 없다.


MBTI의 목적은

- 내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파악하고

- '너'와 '내'가 어떻게 다른지, 서로 다른 특징을 인정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 떠다니는 글을 보면, 그런 느낌보다는,

뭔가 한정짓거나 정의내려지는 식으로 쓴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특히 나같은 'I'성향의 내향인들은 진보하거나 모험하는 것에 주춤거리게 된다. (나는 이러한 사람이니, 이정도로 하자라는 식으로 말이다.)


나는 일단, 이러한 한계짓거나, 한정짓는 글들에 반대한다. 'I'성향의 내향인들도 직장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 아니 주장하고 싶다. 강력히!



다만, 아래 내용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INFP)에게, 특히 나의 실수에 관대해야한다.


MBTI 설명에도 나와 있는 내용인데, 자기비판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남들은 가볍게 생각하는 실수에 대해 나는 나 스스로 대역죄인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이 강점 중에 하나인 '솔직함'과 만나서, 너무나도 솔직하게 동료들에게 실수를 낱낱이 고하기도 한다.


이러면 안된다. ㅎㅎ. 나의 실수에 대한 반성은 그 날로 족하다. (아마,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며칠 동안 할것을 이미 끝난 상태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털어내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내가 계속 되내이거나, 마구 말하고 다니지 않는 이상, 이것은 '실수'로서 정상적으로 매듭지어질 일이 된다. 그러나 내가 계속 되내이며, 솔직하게 말하고 다니면, '저 친구는 저런 친구인거 같아'라는 '평판'으로 바뀔 여지가 있다.


일단, 나 스스로부터 나에게 관대해야 한다고 본다. (나 스스로가, 가장 효력있는 관대함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굳이 동료들에게 줄줄이 얘기하고 다닐 필요는 없다.



(INFP)의 기분도 중요하다.


남에게 잘 맞춰주려고 하는 성격이 있다. 희한하게도 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부와는 전혀 결이 다르다. ('솔직함'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아부에 대해서는 온 몸이 거부하는 것 같다. ㅎㅎ) 나를 약간 희생하더라도, 좋은 분위기로, 중재자로 나서는 경향이 다분하다.


나는 '나의 기분도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싶다. 중재하거나, 남에게 맞추려고 나의 성향을 온전히 발현 시키다 보면, 어느새 나의 감정은 오갈 곳이 없어진다. 그러면서 고립을 선택하고 단절을 선택하고 싶은 경향이 점점 커지게 되는 것 같다.


고립이나 단절은 내향인이 갖는 특성으로 분류할 수도 있으나, 이렇게 나의 감정이 오갈곳 없는 상태에서의 고립이나 단절은 파괴적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그리고, 파괴가 또 내향인의 특성상 방향이 나를 향해있기가 쉽다. (ex. 지나친 폭식을 하거나, 지나치게 영상에 몰두하거나 등등)


나의 기분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괜찮다. 대개 'I'가 감정을 드러낼 때, 거의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향인은 사람들 앞에서 (정말 알아서 ㅎㅎ) 수위를 잘 조절하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INFP)의 최고의 강점 중에 하나는 솔직함이다.


솔직함은 INFP의 최고의 미덕이고 강한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신뢰의 속도'라는 책에 나온 것처럼 비지니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고, 신뢰를 기반으로 수많은 것들이 파생되고, 운영되고, 관리되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 '검증'이라는 프로세스가 상당부분 생략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의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직장에 '믿을 맨'이 있다는 건 동료나 상사나 후배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 그리고, 그 강점이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 내향인, 특히 INFP라고 생각한다. 이 강점을 발휘할때, 주변 사람들은 더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수하면 숨기지 않으니까. 그리고, 개선할 점에 대해서는 (알아서) 솔직하게 말해주니까. 주변사람들은 든든하기 마련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정도만 해도, 나는 조직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으로 분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Outro.


글을 쓰다보니 웬지 'I' 성향을 너무 옹호하는 글을 쓴 것 같기도 하지만, 인터넷에 있는 글들을 보니 뭔가 'I'로써 얘기가 하고 싶었다. (또 원래 'I'들이 이런거 얘기 잘 안하니까 ㅎㅎ)


취업이나 이직을 앞두신 내향인 분들, 특히 INFP분들에게 한번 더 말씀드리고 싶다.


직장 생활, 충분히 할만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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