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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Feb 24. 2022

손주 육아


      

 어려서는 ‘언제 어른이 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젊어서는 나이가 많으면 연장자라고 대우를 받는 것 같아 어떤 친구는 ’애 늙은이’처럼 행동을 했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젊어 보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노인은 노인답게 사는 게 좋겠죠.     


 2017년 1월 유튜브에 <대도서관>의 잡쇼에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사장은 자신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소개하면서 성공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샘물 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메이크업이 좋아서 했어요, 돈이 되지 않을 때도 메이크업이 좋아서 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손주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같이 놀아줄 수 있는 할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 <앤딩노트>는 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스나다 도모아키의 일상을 딸인 스나다 마미가 만든 다큐영화입니다. 여기에는 죽기 전에 해야 할 10가지 중에 2번이 ‘손주에게 머슴 놀이하기’입니다. 그리고 7번에 또다시 ‘손주들과 한 번 더 힘껏 놀기’입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게 손주와 많이 놓아주기입니다. 손주들과 함께 있어 주고 싶어 했습니다.     


 일본 오사카대학 노년행동학 교수인 (사토 신이치(佐藤眞一)는 《나이든 나와 살아가는 법》,에서, 손주에게 환영받는 할아버지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조부모가 손주에게 미치는 영향 중 가장 득점이 높았던 항목은 ‘나에게 지속해서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다.’, ‘내가 어떻게 커나가는지 현재 모습은 어떤지 나의 상태를 신경 써준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내 편이라는 믿음을 준다.’였습니다. 그다음으로 고득점을 얻은 것이 ‘조부모를 보면서 인간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라는 항목이었습니다. 


  손주는 조부모로부터 삶과 죽음을 배웁니다. 일부러 가르치거나 설교를 하지 않아도 조부모가 어떻게 살아가면서 지켜보면서 조부모의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부모가 나이와 관계없이 활기차게 생활하는 모습, 심신이 부자유한데도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손주 또한 ‘나도 나중에 저렇게 늙고 싶다’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 것입니다. 


 손주는 물론 자식 역시 부모의 인생에 어떤 일들이 있었으며 부모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왔는지 의외로 잘 모릅니다. 그것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손주와 더불어 삶을 살며 같이 놀아주어야겠습니다. 손주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가족 공동체에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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