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이라는 '그다지 다급하지 않을 때' 굳이 유언장을 써 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1, 인생을 ‘중간 결산' 할 수 있다
과연 유언장을 쓰는 일이 유쾌한 일인지 아닌지,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이쯤에서 나름대로 평가해 보는 일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훌륭한 지침이 된다. 32쪽.
2, 자신의 가치관을 재평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는 작업은 기본적으로 '사실 확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가치관'을 생각하는 작업이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중요한 일이 여러 가지라면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이것은 눈앞의 일상에 쫓기면서 살 때는 좀처럼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또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을 글로 써보면 사실은 자기 안에 또 다른 가치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도 있다. 33쪽
3,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재평가할 수 있다.
유언장을 쓰다 보면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도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다시 평가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인간관계를 크게 나누면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 관계' (장기적으로는 부모와 자녀, 단기적으로는 함께 일하는 상사와 동료, 아이들과 관련된 만남, 상황에 따라서는 이웃 등)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관계(배우자나 애인, 친구, 상황과 처지에 따른 업무 상대 등)로 나눌 수 있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그 사람과의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가?', '선택할 수 없는가'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와 사귀고 누구와는 사귀지 말 것인지 결단을 내리고, '선택할 수 없다'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34
4, 마음속으로 필요한 절차와 준비를 할 수 있다
'사후 자신의 시신을 기증할 생각이다', '내 각막은 누군가에게 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사람이 뜻밖에 많다. 머릿속으로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명확한 의사표명에 이르지 않는다.
하지만 유언장에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혀 두면 반드시 그것을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도 생각하게 된다. … 유언장을 쓴다는 행위는 '무심히 생각하던 일'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35쪽
5. 유언장을 쓰면 정보 수집 기회도 많아진다.
살아 있는 동안에 사용할 정보
- 중요한 사람 명단, 인생의 중장기 계획, 목표나 좌우명, 건강 기록
- 남은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일반 이별 메시지, 상대에 맞는 이별 메시지, 법적 유언).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10가지?’
- 남은 삶이 1주일 뿐이라면 무엇을 할까?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일
- 지금의 내 모습과 정말로 원하는 내 모습의 벌어진 틈을 메우려면?
유언장을 쓰게 되면 삶을 돌아보게 되고,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된다.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