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채식주의자》
한강 : 광주출생, 연세대 국문학과, 1993년, 계간⌜문학과 사회⌟겨울 호에 시가,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었다.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 현재(2019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재직,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2016년 멘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했다.
채식주의자는 연작소설이다. 1부 채식주의자, 2부 몽고반점, 3부 나무 불꽃으로 되어 있다.
영혜는 말수가 적고, 소극적이며, 타인의 삶에 관여하지 않고, 책을 읽었다. 자신의 방에서 끼니때만 나와 말없이 음식을 만들었다.
또 브래지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화자인 ‘나’는 영혜의 남편이다. 남편의 말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느 날 회사에서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는 냉장고에 있는 반찬들을 모두 꺼내어 놓는다.
“한 사람이 철두철미하게 변하면 다른 한 사람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p.23.
그리고 고기를 안 먹겠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부부동반 회식이 있을 때도 영혜는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으면서 화제의 도마에 오른다.
고기를 안 먹어서 몸은 점점 여의어갔다. 남편은 불편해하고 친정에 알린다. 가족동반 모임에서 영혜의 아버지는 고기를 먹이려고 노력하고 심지어는 고기를 강제로 먹이기까지 하지만 영혜는 토하고 아버지는 따귀를 때린다. 영혜는 손목을 칼로 끗고 형부의 등에 업혀 병원으로 실려 간다.
<몽고반점>
‘비디오 영상’ 예술을 하는 남편은 처제는 “스무 살까지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었는 걸“하고 말한 아내의 말에 영감을 얻는다. 전문배우를 고용해 촬영하는 것도 생각하지만 처제를 설득하였다. 처제의 몸에 그림을 그리고, 촬영을 마친 그는 만족하였지만. 더 욕심을 낸다. 남자배우와 같이 촬영을 하면 좋겠다며 후배를 섭외한다. 그는 후배가 처제와의 삽입을 거부하자 자신이 처제와 삽입을 하는 장면을 촬영한다.
이를 안 부인은 남편과 처제를 병원에 입원시킨다.
<나무 불꽃>
영혜는 채식만을 하다가 이제는 음식 자체를 거부한다. 정신병원에서 튜브로 음식을 넣으려고 하는 것도 거부하여 몸은 점점 야위어 간다. 본인을 나무라고 생각하고 나무들은 서로 친하게 지낸다고 물구나무를 선다.
먹는 것이 없으니 피골이 상접하였고, 정신분열증은 점점 심해진다.
영혜는 어느 날 꾼 꿈 때문에 채식을 한다. 피를 보면서 나의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타인들은 모두가 먹은 식탁에 동참할 것을 강요한다.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고 전체의 문화에 참여할 것을 폭력으로 강요한다.
스튜어드 밀의 <자유론>에는 개인의 사상과 의사를 존중하라고 했지만,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무시한다. 영혜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형부는 예술에 대한 지나친 열정으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지나친 열정으로 타인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채식을 선언한 영혜를 남편은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가족 모임에서 아버지는 고기를 억지로 먹이려고 한다. 이에 영혜는 손목을 긋는 행동을 보인다.
“먹어라. 애비 말 듣고 먹어.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다 병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거냐.”
가슴 뭉클한 부정(父情)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마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허공에서 조용히 떨고 있는 장인의 젓가락을 아내는 한 손으로 밀어냈다.
“아버지, 저는 고기를 안 먹어요.”
순간, 장인의 억센 손바닥이 허공을 갈랐다. 아내가 뺨을 감싸쥐었다.
“아버지!”
처형이 외치며 장인의 팔을 잡았다. 장인은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입술을 실룩거리고 있었다. (p.48~49)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버리려 했던 순간은 인생의 코너 같은 거였을 것이다. 아무도 그녀를 도울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강제로 고기를 먹이는 부모, 그것을 방관한 남편이나 형제자매까지도—철저한 타인, 혹은 적이었을 것이다. (p.82)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인간의 폭력성과 욕망을 아름답고도 그로테스크하게 다룬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보이드 던컨은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2019년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