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식당매너

 품격 있는 식당,  인격 있는 사람

 큰길은 물론 골목길에도 크고 작은 식당이 많다. 분식, 한식, 중식이 많고 어쩌다 일식집이 보인다. 드물게 양식집도 눈에 뜨인다. 치킨집은 위의 분류에 속하지 않지만 골목마다 하나씩은 있다. 예전엔 식당에서 먹던 것도 이젠 배달을 해서 먹는다.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집밥에서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특별한 친분이 있어야 한다. 친분이 없는 사람이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사람들은 식당을 이용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육체적으로 배고픔을 참지 못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1차 욕구이다. 서민들은 힘들게 일하고 배가 고프면 김밥으로라도 배를 채운다. 그렇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배고프면 힘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은 배가 고프면 일하기가 더 힘들다. 서민들은 값싼 음식으로 배를 불려야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식당은 값싸고 맛이 좋아야 한다. 조금 시끄러워도 좋다. 오히려 시끄러워야 음식 맛이 제대로 나는 것 같다. 욕쟁이할머니라도 좋다. 맛만 있으면 된다. 이런 곳에선 훌쩍거리면서 먹는 것도 흠이 아니다.  

둘째는 분위기를 위함이다. 식당은 분위기가 좋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맛보다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예의를 맞추어야 할 경우엔 분위기 있는 식당을 찾는다. 한정식집, 일식집이 있다. 아니면 분위기 좋은 고급 중식당도 있다. 이런 곳은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고 시끄럽지도 않다. 이런 곳에서 식당주인이 욕을 하거나 불친절하면 아무리 맛이 좋고 값이 싸도 손님이 안 온다. 

셋째는 격(格)을 맞춰야 하는 경우다. 호텔 식당과 같이 비싸지만 품격 있는 식당을 이용하는 경우엔 인격에 맞는 대우를 받고 싶은 사람들이다. 특별한 대우를 요구한다. 여기에선 소리 내서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서양인은 에티켓을 중시한다. 나이프를 잡는 것부터 앉는 자세까지 모두 에티켇을 지켜야 한다. 

 신라호텔의 이부진사장과 임우제가 이혼소송을 했다. 이부진은 엘리트 집안이고 임우제는 서민의 집안이다. 이부진은 양식스타일이라면 임우제는 한식스타일이다. 이부진이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자랐다면 임우제는 뚝배기집에서 식사를 하고 자랐다. 명문가는 예절을 중요시한다. 서민이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서민은 예절보다, 맛이나 양을 중요시한다. 자녀들을 명문가로 키우려면 식당을 이용할 때도 예절을 지키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격이 있는 식당은 종업원이 접시를 내려놓을 때도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내려놓는다. 바닥엔 카펫이 깔려 있어 발자국소리도 나지 않는다.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조용조용하다. 또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소리 내지 않는다. 품격 있는 대우를 받고 싶어서 품격 있는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종업원에게 팁을 주기도 한다. 

 식당은 함께하는 사람, 분위기, 음식과 어울려야 참맛이 난다고 하는 말이 있다.

 값비싼 식당을 이용할 수는 없어도 스스로 품격 있는 행동을 할 수는 있다. 품격 있는 행동은 쩝쩝, 후루룩하는 소리는 가급적 자제하자. 입술을 닫고 음식물이 보이지 않도록 식사를 하자. 대화는 작은 소리로 하고, 식당 종업원에겐 친절하자. 종업원들은 우리의 이웃이고, 누군가의 귀한 아들딸들이다. 식사를 다한 다음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네자. 품격있는 식당을 만드는 것은 인격을 갖춘 사람들이 아닐까?

17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