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서(探書)의 즐거움》
《탐서(探書)의 즐거움》 (오래되고 낡았으나 마음을 데우는 책 이야기) 윤성근, 민요사, 2016)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가 헌책을 모으면서 쓴 책이다. 헌책방은 책의 무덤이 아니라 책의 보물섬이라고 말한다. 헌책이라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헌책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책을 만들어도 책이 판매가 안 된다. 그런데도 헌책방을 십여 년이 넘게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헌책을 보는 눈이 있다. 저자는 헌책 마니아이다. 헌책을 위해 태어난 사람같이 느껴진다.
저자는 책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활자 중독일 정도로 많이 읽는다. 책을 많이 읽으려고 헌책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헌책의 유통에 대하여 알고 싶어, 헌책방에서 근무를 했다.
그가 말하는 헌책방은 3종류로 나눈다. ‘헌책방’과, ‘중고서점(中古書店)’, ‘고서점(古書店)’이다. 헌책방이란 이름은 헐었다는 ‘헌’에서 어감이 좋지 않다. 중고서점은 헌책방에 비해 규모가 크다. 프랜차이즈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고서점‘혹은 ’고서방‘이라는 곳은 오래된 책을 전문으로 파는 곳이다. 십여 년 된 책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되고 문화재적 가치를 가진 책들을 갖춘 책방이다. 박대헌의 《고서이야기》에는 625이전에 출간된 책은 ’고서’이고, 이후에 나온 책은 ’헌책‘이라고 말한다.
모든 책은 모든 사연을 가지고 있다. 헌책도, 절판된 책도 마찬가지다. 헌책에는 저자의 생각과 새 책을 사서 읽었던 독자의 마음까지 녹아 있다.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윤성근’이다.
헌책에서 발견된 쪽지를 단서로 이전의 책 주인을 찾는 일도 하고 그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단다.
절판된 옛날 책들은 다 사연이 있습니다. 책은 하나지만 그 책을 찾는 사람마다 제각각 이야기가 있으니 똑같은 책이라도 거기에 들어있는 추억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로 인해 책은 살아 숨 쉬게 됩니다. 9
헌책 중에는 세로쓰기 책들이 있다. 또 오래된 책들은 종이 색깔도 변하였다. 한문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요즘의 신간에서 느낄 수 없는 책들, 국립중앙도서관에서도 볼 수 없는 책들을 천천히 읽다보면 새로운 세상으로 빠져 들어간다. 그런 모습은 자연을 닮듯 찬찬히 읽어 내려가라고 말한다.
숲에서 자란 나무를 베어 만든 책이니까 숲을 대하듯 천천히 읽다보면 그 안에서 스며드는 많은 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252
우리나라 헌책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통문관 주인 이경노의《통문관 책방비화》, 박대현의《고서이야기》, 일본 호세대학 가와나리 요의 《세계의 고서점》을 통해 헌책방의 역사를 알 수도 있다.
나는 저자의 책을 몇 권 읽었다. 그가 운영하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가보면 헌책에 둘러싸여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본다. 독서토론회, 저자와의 만남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너 번 책방엘 갔다. 책을 사고, 저자의 사인도 받았다.
코엑스에서 국제도서전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반갑게 맞아주었던 기억이 난다.
금년 1월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읽었다. 이사를 하면서 책 정리가 안 되었다. 책상위에 작은 책이 눈에 띄어 집어서 읽었다. 두 번을 읽으니 안보이던 게 보인다. 처음에 깊이 읽지 못했는데 다시 읽으면서 깊이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