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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한 줄

십자가 요한의 기도

<기도 한줄>

by 마음 자서전

사랑하는 주님,

더 이상 중간 전달자들을 통하여

당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에 관한 교설들을 듣고 싶지 않고,

당신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자들 때문에

제 감정이 휘둘리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의 현존을,

저는 갈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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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전달자들은

제가 당신한테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상기시켜 줌으로써

저를 슬프게 하고 절망시킬 뿐입니다.


그들은 제 가슴 속 상처를 들쑤시고,

당신이 저에게 오시는 것을 어떻게든 지연시키려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제발 더 이상 저에게

중간 전달자들을 보내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에 관한 교설들도 더 이상

그들을 통해서 들려주지 마십시오.

저들은 당신께 향한 저의 갈망을 결코 채워주지 못합니다.

저는 저 자신을 온전히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도 온전히 당신을 저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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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흘낏 보여주신 당신 사랑을,

이제는 옹골지게 보여주십시오.

중간 전달자들을 통해서 들려주신 사랑을,

이제는 몸소 제게 들려주십시오.


때로는, 당신이 저한테서 숨으시어

저를 놀리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당신 사랑의 보석을 지니고,

주님, 저에게로 오십시오.


십자가의 요한 John of Cross, 1542~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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