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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Nov 21. 2018

효자 품목인데

효자 품목인데 

요즘 물가가 심상치 않게 오른다. 물가가 오르니 가난한 사람들은 살기가 힘들다고 한다. 안 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많이 오른다지만, 그래도 안 오르는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은 안 오르는 내겐 고맙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섭섭하다. 몇 년째 안 오르는 게 아니다. 십여 년째 안 오르는데도 고마워서 더 많이 이용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푸대접을 받는 것 같다. 


설렁탕, 갈비탕 등은 싸게 파는 식당은 7천원이고 보통은8천원이다, 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우리 동네에 순댓국집은 십년 전에는 한 그릇에 4천원을 했다. 지금은 8천원이다. 십년 동안에 두 배가 올랐다. 그래도 식당에서 안 오른 게 있다면 믿겠는가? 이렇게 물어보면,

“안 오른 게 있어?“

하고 되묻는 사람도 있다. 분명 안 오른 게 있다. 가장 중요하지만 막상 식당에서 크게 대접받지 못한다. 공기(空氣)로 만들어서 가격이 공깃밥이라고 이름을 지은 건 아니겠다.


공기(公器)에 담아서 공깃밥이라고 했겠지만 빈 그릇에 담지 않은 음식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예전에는 진지라고 했다. 공깃밥은 우리의 주식이지만 주빈의 대우는 받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는 공깃밥은 건너뛰기도 한다. 어쩌다 먹어도 한 공기를 다 먹는 게 아니라 반공기만 먹는다. 어떤 음식은 비싸서 못 먹겠다고 한다. 공깃밥은 싸도 안 먹는다. 식당 메뉴판에는 공깃밥이라고 있지만 공깃밥만 주문해서 먹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공깃밥은 물가가 올라도 안 오르는 효자인데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불효자의 설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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