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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Mar 04. 2019

분리수거를 생각한다

  필리핀에 수출해서 나갔던 쓰레기가 다시 돌아왔다고 뉴스에 나온다. 프라스틱으로 수출을 하였는데 필리핀에 도착한 컨테이너에서는 쓰레기만 나왔다. 프라스틱이라고 속여서 수출한 업자가 문제이고, 그걸 관리감독하지 못한 당국도 문제라고 말한다. 


  그걸 수출한 곳이 내가 살고 있는 평택이다. 행정적인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평택시도 잘했다는 말을 듣기는 어렵다. 국내 문제도 문제이지만 ‘쓰레기를 수출한 나라’라고 외국 언론에도 나올 걸 생각하니 창피하고 부끄럽다. 쓰레기를 수출한 게 업자의 책임이고, 당국의 책임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우리 모두는 분리수거를 잘하고 있나?”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서도 분리수거를 하다. 식사 때에 가끔 나오는 조미김이 있다. 비닐을 찢으면 투명한 프라스틱에 조미김이 나온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반찬이다. 조미김을 먹고 나면 포장지를 버려야 한다. 포장지를 세분하면, 비닐, 프라스틱, 건조제이다. 비닐은 분리수거를 하는데 프라스틱 밑에는 흰색의 네모난 작은 건조제가 붙어 있다. 이걸 분리하고 버려야 하는데 건조제는 프라스틱에 붙어 있는 그대로 버린다. 건조제는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이다. 쓰레기를 재활용품과 같이 버리면 재활용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 즉, 재활용업자들의 분리수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분리수거비용대비 인건비가 많이 들면 쓰레기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유나 두유팩에 빨대를 꽂은 채로 분리수거함에 넣는 것도 많다. 내가 재활용품을 가지고 내려가서 재활용장에 가져다 버릴 때는 건조제와 우유빨대를 분리하여 버린다. 좀 귀찮은 일이지만, 이런 걸 하지 않으면 재활용품이 쓰레기로 수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겠다는 노파심이 생겼다. 

 건조제를 꺼내고, 우유빨대를 빼내는 일 이외에도 하는 일이 있다. 종이컵에도 이물질이 들어 있으면 꺼낸다. 그런 다음에 종이컵은 종이컵끼리 포갠다. 이러면 부피가 줄어든다. 또 종이컵끼리 모으면 재활용률이 높아진다. 종이컵은 다른 종이보다 펄프순도가 높아서 고가로 팔린다.  

 분리수거를 할 때 업자들이 돈이 되는 캔, 프라스틱, 박스 등 종이류는 잘 가지고 간다. 잘 안가지고 가는 건 비닐, 잡병 등이다. 

 

 분리수거를 할 때는 가급적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물로 씻어서 내 놓아야 한다. 우유팩을 그대로 내 놓을 시에는 우유가 썩는다. 병에 든 내용물도 깨끗이 비워야 한다. 딸기쨈이 들었던 병에 딸기잼이 조금 남은 상태로 내 놓는 사람도 있다. 우유팩에 빨대를 꽂아서 마시고는 바릴 대는 빨대를 빼고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데 빨대가 팩에 꽂힌 채로 버린 것이 많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쓰레기를 좀더 줄일 수 있겠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재활용을 높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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