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서평 쓰는 법》 (이원석, 유유, 2016, 190211) 부제 : 독서의 완성
책의 제목이 《서평 쓰는 법》이지만 서평을 쓰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점을 주로 다르고 있다. 서평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한는 독후감과 서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독후감과 서평은 세 가지 면에서 분명하게 구별됩니다.
독후감은 문자 그대로 책을 읽은 다음의 감상을 담습니다. 본질적으로 정서의 반응이죠. 직접적인 반응에 가까워 책에 대한 독자의 느낌을 언어로 표현합니다.
이와 달리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사유를 담습니다. 본질적으로 논리적인 반응이지요. 물론 느낌이 포함되지만 그 느낌은 사유 안에 있어서 깊은 생각에 기초합니다. 책에 대한 메타 성찰이라고 하겠지요. 독서에서 서평에 이르는 과정에는 일정한 성찰이 개입하는 까닭에 사유의 간격이 넓습니다. 이 성찰의 정도가 서평의 수준을 결정하지요. 읽기와 쓰기 사이의 성찰 간격만큼 서평의 질은 나이지게 마련입니다. 많이 생각하고, 오래 생각하는 만큼, 깊이 생각하고 넓게 생각하는 만큼 서평의 수준은 향상됩니다.
독자의 마음에 일어나는 느낌은 소중합니다. 그 독자만의 고유한 감정이기 때문이지요. 독후감은 독자만의 고유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두어, 독후감을 쓰는 이가 자신의 다채로운 정념과 직면하게 도와줍니다. 따라서 독후감을 쓰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정서가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책을 읽을 때 독자의 내면에 일어나는 특정한 느낌은 그 자체로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이 온전하게 표현될 때 치유가 시작됩니다.
서평은 이와 다릅니다. 서평은 그 서평을 읽어 줄 다른이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책의 독자인 서평자의 정신이 서평의 독자이자 그 책의 예비 독자에게 나아가는 겁니다. 서평의 일차 목적은 서평을 읽는 독자를 자기의 주장으로 끌어들이고, 독자에게 서평자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습니다. 서평과 독자 사이에는 공적이고 사회적인 목적이 개입합니다. 서평은 해당 책에 대한 서평가의 해석과 평가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나아가 설득하려 합니다. 내가 작성한 서평을 통해 그 책을 집어 들거나 그와 반대로 그 책을 멀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의도가 그렇기에 서평은 타인을 중심으로 작성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후감이 주관적이라면, 서평은 객관적입니다. 자신의 입장을 객관화하느냐의 여부에서 서평과 독후감으로 갈라집니다.
독후감이 독백이라면 서평은 대화입니다. 독후감은 독자가 없어도 됩니다. 혼자 쓰고 끝내도 상관없지요. 감정을 풀어 놓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반면 서평은 이를 읽어줄 독자가 필요합니다. 서평의 독자는 서평에 반응합니다. 즉 서평의 주장에 동의하거나 반대하게 됩니다. 이것이 서평을 쓰는 이와 서평을 읽은 이의 대화입니다.
독후감은 책에 대한 감상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저 나의 느낌을 잘 들어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독후감은 읽는 상대를 설득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고, 독자의 정서 공감을 기대하며 소극적 수용에도 만족합니다.
서평은 서평에서 다루는 책에 대한 성찰을 전달합니다. 서평을 쓰는 이의 사유가 서평을 통해 공유됩니다. 이러한 공유는 대화적이지요. 누군가가 내가 쓴 서평을 읽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책에 대한 반응이 서평을 읽기 전과 읽은 후가 동일하다면, 그 서평은 실패한 서평입니다. 성공한 서평은 어떤 것일까요? 서평을 쓴 사람이 의도한 반응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의도하는 반응은 서평의 독자가 책을 읽는 것입니다. 혹은 읽지 않기를 목적으로 삼기도 합니다. 너도나도 좋은 책이라고 할 때 그 책을 읽지 않을 이유를 납득시킨다면, 그 서평은 성공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