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이 말을 걸다》
《오래된 책이 말을 걸다》 (남미영, 예담, 2017, 190214)
독서 전문가인 한국독서교육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다. 남미영은 만학박사이기도 하다. 2001년 소천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전을 읽고 독후감 형식으로 쓴 책이다. 한국의 현실에 맞도록 현대화하여 읽기가 좋다. 소설과 어울리는 시를 간간히 보인다. 소재에 딱 맞는 시를 찾아서 싣는 것은 그만큼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어린이들의 독서교육, 글쓰기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을 위한 독서, 글쓰기 책이 많다. 《공부머리 초등독서법》 《엄마표 독서 놀이》 《생각키우기》 《생각부자》 외에 동화책 《넌 누구니?》 《반딧불이야 고마워》 등이 있다.
이 책에서 몇 문장을 발췌했다.
가족치료사인 버지니아 새티어는 개인에게 필요한 자유로 다음 다섯 가지를 꼽는다.
- 과거나 미래에 포박당하지 않은 채 지금 이곳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
- 생각해야 하는 것보다 떠오르는 대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
- 느껴야 하는 것보다 느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자유
- 허락받거나 기다리지 않고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 있는 자유
- 안전을 염려하며 참는 것보다 자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유
새티어는 이 다섯 가지를 보장받으며 성장한 사람은 자존감이 높아 자신의 에너지를 삶을 위해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외부 세계가 씌운 굴레에 맹종하며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명저 《사랑의 기술》에서 ‘진정한 사랑은 나와 너를 성장시키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과 비슷한 감정으로 끌림, 동경, 경탄 동정, 연민, 질투, 탐욕, 절망, 분노와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런 감정이 사랑으로 승화되려면 자신과 상대방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세 종류의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몸의 나이와 사회적 나이 그리고 마음의 나이다. 몸의 나이는 편차가 별로 없다. 동안이니 몸짱이니 해도 거기서 거기다. 사회적 나이는 스무 살 정도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휴먼 네트워크를 하나씩 늘려가면서 먹는다.
마음의 나이는 몸의 나이나 사회적 나이에 관계없이 순전히 주관적으로 먹는다. 지구가 나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만족에 빠진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나이이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는 “더 외로워야 덜 외로워진다.”고 주장한다. 어찌보면 궤변 같지만, 외로워본 사람은 안다. 자신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는 시간은 극도의 외로움 속에서라는 것을.
사랑한다고 해서 두 사람이 똑같이 사랑하는 일은 드물다. 항상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더 사랑한다. 그래서 사랑에도 갑을관계가 성립된다. 사랑은 이 세상의 힘의 원리와 달라서 덜 사랑하는 사람이 갑이 되고,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 된다. 그래서 덜 사랑하는 사람은 배짱을 튕기게 되고, 더 사랑하는 사람은 을처럼 애걸하며 매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