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마다 그림 한 장이 표지처럼 삽입된다. 이 그림들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하다. 호아가 그려준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 그림들이 쌓여 있는 게시글 리스트를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도 한다.
처음에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이 그림들은 기획에 포함되어 있었다. 호아에게 나의 기획을 이야기했을 때 호아는 장당 5,000원을 불렀다. 나는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가끔 호아가 그림을 그리다가 나에게 묻는다.
“엄마, 그림 값은 잘 입금되고 있지?”
호아는 내 글을 전혀 읽지 않는다. 이유는 묻지 않았지만 귀찮아서일 거다. 엄마의 글이나 엄마의 속마음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나는 글을 올리기 전에 글에 어울리는 그림의 콘셉트를 이렇게 저렇게 설명한다. 사실 처음에 몇 장을 그릴 때는 내 머릿속 그림과 호아가 그리는 실제 그림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고, 나는 몇 번이고 수정 요구를 했다. 고맙게도 호아는 이 일에 대해 귀찮아하지 않았다. 그냥 직업인이 직업 활동을 수행하듯 나의 지시에 맞춰 몇 번이고 수정해줬다. 이제는 그림 분위기의 일관성도 생기고, 함께 합을 맞춰 온 기간이 쌓이다 보니 내 의도를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려낸다.
또 하나 있다. 호아는 내가 나와 남편의 연애 스토리를 올리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내가 그런 글을 하나씩 올리는 것을 알았을 때 표정이.... 참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한 얼굴이었다. 아주 직설적으로 “그런 건 올리지 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연재 글에 그림이 없는 이유다.
호아는 오늘도 나의 주문에 따라 정확하게 그림 한 장을 그려줄 것이다. 나는 아주 정확하게 그녀의 계좌에 5,000원을 입금할 것이다. 호아의 그림은 여전히 따뜻할 것이고, 나의 마음은 여전히 몽글몽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