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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발한골방지기 Apr 17. 2023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했나요?-1


'하부르타'를 이용한 육아 방식에 대한 특강을 한다는 것을

도서관 사이트에서 발견하고 얼른 '신청'버튼을 눌렀다.


게다가 무료라니 도움은 되지 못해도 들어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성향이 정반대이다. 

추구하는 것, 취미, 노는 방법 등 닮은 구석이라고는 생김새 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아이들을 알아가는 나는 늘 '육아신입생'이다.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베테랑'은 없다. 

1만 명의 아이가 있으면 1만 가지의 육아법이 있어야 되는 만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육아'는 정말 알면 알수록 정글 같다.

그래서 나는 신청 버튼을 망설임 없이 눌렀다.





나는 어릴 때부터 발표공포증이 있었다. 

대학생 때 첫 PT를 할 때 너무 떨려서 선글라스를 끼고 한 적이 있다.


집중되는 상황이 오면 심장이 쿵쿵거려 온몸이 떨릴 지경인 내 사정은 모른 채

모두들 선글라스를 쓴 나를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나의 첫 학과는 디자인과였기에 

교수님이 '디자인하려면 이 정도 똘끼는 있어야 돼! 암! 그렇고 말고!"

라며 의도치 않게 마음에 들어버렸던 적이 있었다.


물론 이후에 했던 발표들은 대부분이 성공적이었지만

(연습의 연습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아직까지 나는 

모두가 듣는 곳에서 나 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힘들다.


목소리가 떨리고 말을 더듬으며 머릿속이 백지가 된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문맥에 맞는 건지 싶은 

생각으로 입이 멋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강의가 시작되고 강사는 생전 처음 보는 옆 사람과 인사를 시킨 후에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강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시켰었다. 


또한 소신껏 선택한 것이 '나 홀로' 외딴 선택이라 

강사가 나에게 다가왔다. 


'제바아아 알 ~ 안돼에에에~오지마아아아아'

내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은 채 

강사는 눈을 번뜩이며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었고 마이크를 나에게 내밀었다.


모든 이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다. 


울고 싶었지만 나는 겉으로 보면 '차도녀'에 가까운 관상이기에 

침착한 척 대답을 했다.


강의가 끝나고 다 같이 단체사진을 찍자는 것에 

'와 바로 출근해야 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바람처럼 그곳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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