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필사하는 마음, 첫 번째

우리 사이를 오가는 보석 같은 말

by 기꺼움

서준아!


엄마는 연필로 사각사각 책의 문장을 적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매일 그림책을 필사해. 너희와 이야기를 나누며 쓸 때도 있지만, 주로 조용한 새벽 엄마 혼자 쓰는 날이 많아. 엄마만의 시간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주에는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이라는 그림책을 필사했어. 다니엘도 서준이처럼 생각이 반짝거리는 귀여운 아이야(서준이는 시가 도토리라고 했는데, 그 생각이 자꾸 났어). 월요일 아침 다니엘은 공원 입구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게 돼.

시를 만나요. 일요일 6시


"시? 시가 뭘까?" 다니엘은 공원에 사는 동물들에게 물어보지. 월요일에는 거미, 화요일에는 청설모, 수요일에는 다람쥐, 목요일에는 거북, 토요일에는 귀뚜라미와 부엉이. 드디어 일요일이 되었어. 다니엘은 동물 친구들의 대답을 엮어 한 편의 멋진 시를 완성해. 돌아오는 길에는 다니엘만의 시도 찾아내지. 그건 바로! "연못에 비친 노을"




지난주 출퇴근길에 서준이와 예쁜 것을 찾는 놀이를 했어. 그림책 속 다니엘처럼 말이야. 서준이의 손가락을 따라가면 구름이 있고, 잠자리가 있고, 참새가 있어. 엄마는 문장을 만들었지. "공룡을 닮은 구름", "차들 사이를 여유 있게 오가는 잠자리",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가지 위에 참새", 우리 사이에 오가는 보석 같은 말 덕분에 엄마와 서준이는 내내 즐거웠어.


이번 주에 필사하는 그림책은 <SUN>이야. 햇볕 쨍쨍한 날, 여행을 떠난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란다. 망원경을 들고, 지도를 펼치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려나 봐. 서준아, 같이 읽을래?


2019년 뜨거운 여름을 통과하며 아이들에게 매일 쓴 편지를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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