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의 천재들'을 읽고 쓰다 [다섯, 눈]

기꺼운 독서에세이

by 기꺼움



다섯, 눈



눈에 밟히는 게 많은 사람은 눈동자도 많아져. 눈에 밟히는 것이 늘어날수록 눈동자의 숫자가 늘어난다는 법칙이 우주에 있기 때문이야.
- 조성주(청년 운동가)와 함께



‘눈에 밟히는 게 많아’서 남보다 눈동자 숫자도 많은 조성주 청년 운동가의 이야기다. 연민과 동정이 강했던 그는 주변 곳곳에 눈에 밟히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때부터 ‘슬픈 사람들을 위해 사회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자고 결심한다.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된 꿈은 숱한 변화를 이끌었다. 대학 등록금 대출 이자를 낮춘 것을 시작으로 청년유니온을 조직해 최저임금 협상을 하고, 30분 배달제를 폐지했으며 노동자에게 주휴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성향을 탐구하여 삶의 방향을 정한 멋진 청년의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Photo by Tomasz Woźniak on Unsplash



꿈이란 뭘까, 생각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해 공부하면서 꿈이라고 착각했다. 이후에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의심을 품은 적 없고,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을 받아들였으며, 빠른 시일 내에 집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나이에 맞게 적당히 이뤄야 할 일들을 숙제하듯 해왔다. 가까운 친구가 내 삶을 ‘수학의 정석’ 같다고 말했을 때, 격려의 의미를 담아 건네 준 그 말이 낯설었다. 재미없이 애써온 시간이 씁쓸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만 맞춰온 날들이었다. 이제 나를 돌아보며 문장으로 된 꿈을 찾는다. 더 이상 미루지 않을 것이다.


미루기 때문에 우리는 중년이 되어도 아픕니다. 노년이 되어도 아픕니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액체근단』이란 책에서 ‘미루기’는 이제 더 이상 게으름, 나태, 침묵, 권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적극적 자세, 잇달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통제권을 취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226~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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