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험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약속은 잡았는데 시선이 난감했다. 과한 호의도, 연민도, 호기심도 아닌 눈빛은 무엇일까? 상흔 가득한 그를 마주하며 바짝 긴장했다.
- 송효정 외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중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꼬치꼬치 물어보는 사람한테는 정이 잘 안 가요.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사람, 아픔이나 상처를 배려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 같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뱉어내면 마음의 치유가 돼요.
- 송효정 외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108쪽 중에서
저에게는 흉터가 마치 필터 같았어요. '내 모습을 보고도 나한테 오는 사람이라면 진실된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내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잖아요.
- 송효정 외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165쪽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화상경험자를 화상경험자가 아닌 그 사람 자체로 바라봐 주는 거예요. 화상경험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만 사람들과 만날 수 있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느낄 수 있다고 봐요. 어느 한쪽이 먼저가 아니라 같이 이뤄져야 하는 거죠.
- 송효정 외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31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