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 장을 쌓는 일
이 책은 동물권행동 카라의 일대일 결연 후원 방식을 알리고, 결연 대상 동물들이 지내게 될 카라 더봄센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나는 방에 들어가 가방을 내려놓은 뒤 심호흡을 하며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닐거야, 아닐 거야······" 방에서 나온 나는 짐짓 태연하게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콩돌이 병원 갔어요?" 그러자 엄마가 나를 와락 끌어안으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하나야······ 콩돌이가 죽었다······ 콩돌이가 하늘나라 갔다······"
- 김하나 「콩돌이 이야기」(『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문학동네, 2019) 14쪽 중에서
사람의 미래는 조금도 예측할 수 없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더 많이 한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나는 길고양이가 무서워서 피해 다니는 사람이었다. 길고양이가 발정기에 내는 울음소리를 들으면 귀를 막고 달렸다. 그런 게 혐오의 본질이 아닐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무턱대고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거. 단 한 마리의 고양이와도 알고 지내지 않았으면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으면서 막연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면서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던 것.
- 최은영「우리의 지금이 미래에는 '믿기 어려운 과거'가 되기를」(『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문학동네, 2019) 92쪽 중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책임을 질 수 없는 대상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감은 애초부터 그걸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때문에 나처럼 동물을 좋아는 하지만 한 생명을 책임지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하는 두 번째 제안은 말 그대로 기르지 말고 돕자는 것이다.
- 이석원「기르지 말자」(『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문학동네, 2019) 17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