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놓아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
읽히지 않은 책은 비치지 않는 겨울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거울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지니고 거기 있겠지만, 대상이 비치지 않을 때 어쩔 수 없이 고독하겠지. 창밖으로 손바닥에 올린 거울 한 조각을 내밀어, 초여름의 햇빛과 밤의 달빛을 그 안에 담고 싶다. 무언가를 비추고 싶다. -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작가의 말 중에서
은섭은 덤덤하게 말했지만 듣고 있는 해원은 조금 설레고 말았다. 기분이 별로여서 비딱한 질문을 던진 건데 곧이곧대로 따뜻한 대답을 들으니 스르르 기쁨이 번졌다.
-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314쪽 중에서
근상이 너털웃음을 터뜨려 주변에 또다시 웃음을 일었다. 모임을 파하고 돌아가는 길, 현지와 매디슨은 처음 올 때보다는 가까이 붙어서 가로등이 켜진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둘이 뭐라고 소곤대며 깔깔거리는 소리가 밤하늘에 즐겁게 흘러갔다.
-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172~173쪽 중에서
그렇습니다. 그것은 내 서른한 살 인생의 첫 번째 입맞춤. (웃지 마세요. 굿나잇클럽 여러분. 웃으면 반칙.) 나는 위험에 빠진 걸까요. 내 마음이 제멋대로 나아가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그녀는 봄이 오면 돌아갑니다. 분명 그렇게 말했죠. 도대체 그녀는····이 겨울 나를 괴롭히려고 내려온 걸까요. 나는 기꺼이, 망해가야 하는 걸까요! 굿나잇책방 블로그 비공개 글 posted by 葉
-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19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