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ist, Conto de Fadas_Dom La Nena
종일 비가 내리더니 기온이 떨어졌다. 필사적으로 가지에 매달렸던 많은 잎들이 바람에 휩쓸렸다. 비가 그치자 때아닌 황사가 찾아와 곧 떠날 늦가을의 눈앞을 흐리게 했다. 지난 토요일 광화문에서 반짝이던 수많은 불빛들은 이제 모두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오늘은 저녁 하늘로 둥근 달이 떠올랐다. 손수 만든 망원경으로 달을 보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름 붙인 고요한 바다들이 또렷하게 보다. 그 달을 바라보며 나는 광장을 가로질렀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브라질 출신의 첼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돔 라 네나(Dom La Nena)의 ‘Conto de Fadas’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든 것이 꿈속의 풍경 같았다. 저 달 아래에 절망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저녁이었다.
- 채널예스 칼럼, 김연수의 문음친교 시즌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