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콘에서 <배트맨 v 슈퍼맨>의 새로운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꽤 길다. 3분 39초나 된다. 등장인물도 다양하다.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렉스 루터, 고든 등등. 일단 동영상을 보자.
예전에 공개된 예고편과 함께 보면, 이미 스토리는 다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애니<Dark Knight Returns>(이하 닼나리)와 그래픽노블 <Luthor>를 참고한 듯이 보인다. 그런데 참고만 했을 뿐이다. 큰틀에서는 비슷하게 갈 거 같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선 스토리가 달라질 것 같다. 예를 들어 <Dark Knight Returns>에서 슈퍼맨과 배트맨이 다이다이 뜰 때 빼트맨을 도와주는 건 그린 애로우인데 <배트맨 v 슈퍼맨>에선 그린 애로우가 등장할 거 같지 않다.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감이 안오실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는 아는 분만 알아들으시면 된다. 뒤에서부터 초등학생에게 설명하듯이 자세하게 설명할 생각이다.
<배트맨 v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왜 Dawn은 시작이고 justice 는 저스티스인건데?)을 이해하기 위해선 애니메이션 <다크나이트 리턴즈>와 그래픽 노블 <루터>를 봐야한다. 이 두 작품을 감상하고 2015년 4월과 7월에 각각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배트맨 v 슈퍼맨>의 스토리를 대강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배트맨은 인류를 대표하여 렉스 루터와 협력할 것이고 슈퍼맨은 신 혹은 인류의 적으로서 배트맨과 전투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에 따르면 렉스 루터에게 크립토나이드가 있다. 슈퍼맨은 ㅈ된거야. 한편으론, 슈퍼맨이 미국 정부의 기수가 되어 전쟁의 선봉에 설지도 모르겠다. 이는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스토리이긴한데, <배트맨 v 슈퍼맨> 예고편에서도 지금 떡밥이 충분하다.
자, 시작해보자.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이유: 정부 vs 배트맨
<닼나리>에서 슈퍼맨은 미국 정부를 위해 전쟁에 참전하며 소련을 박살 낸다. 애초에 미국 국기처럼 빨강과 파랑으로 무장한 슈퍼맨 아니던가. 여하튼 슈퍼맨의 활약에 빡친 소련은 핵폭탄을 날린다. 이에 슈퍼맨은 그 핵폭탄의 궤도를 우주로 바꾸고 함께 날아가다가 폭발한다.
그 핵폭탄으로 인해 생김 EMP로 미국의 치안은 맛탱이가 가고 대통령의 리더십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모든 도시가 망해가고 있는데 유일하게 망하지 않고 버티던 도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배트맨의 관리 하에 있는 고담. 그래서 대통령은 배트맨이 아니꼬왔는지 슈퍼맨에게 배트맨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슈퍼맨은 "ㅇㅋ" 한다. 그렇게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게 된다. 슈퍼맨과의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게된 배트맨은 아이언맨이 헐크라는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헐크버스터를 만들었듯이 괴물(?)인 슈퍼맨을 때려잡기 위해 슈퍼맨 상대용 갑옷을 만든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에 슈퍼맨과 다이다이를 뜬다. 배트맨은 그린 애로우에게 크립토나이드를 준다. 그리고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사이에 그린 애로우가 크립토나이드 화살을 날려서 슈퍼맨에게 적중시키고, 결국 배트맨이 승리하게 된다.
<루터>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이유: 신 vs 인류
모든 슈퍼맨 영화에서 렉스 루터는 나쁜 놈으로 그려진다. 슈퍼맨은 인류를 구원하고, 렉스 루터는 인류를 해하려는 것처럼 그려진다. 렉스 루터가 일을 벌이려고 하면 슈퍼맨이 방해하는 구조랄까? 그러니 애초에 어그로를 끄는 게 렉스 루터다. 하지만 그래픽노블 <루터>에서는 초큼 다르다. 어그로를 끄는 건 슈퍼맨이다.
<루터>에서 렉스 루터는 인류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는 인류에게 있어 슈퍼맨은 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갑자기 슈퍼맨이 '인류는 나빠'라는 식으로 생각을 바꿔버리면 인류는 제대로된 저항도 못해보고 멸종할 것이다. 그래서 <루터>에서 루터는 슈퍼맨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로봇을 만들어서 슈퍼맨에 대항하려고하고, 배트맨과 협력하여 슈퍼맨을 떄려잡으려고도 한다. 그런데 슈퍼맨이잖나. <루터>에서 슈퍼맨은 너무도 강력해서 루터도 배트맨도 이렇다할 저항을 하지 못한다.
슈퍼맨을 신으로 보는 이런 코드는 <배트맨 v 슈퍼맨>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이번 2015년 7월 코믹콘에서 공개된 예고편 말고, 2015년 4월에 공개된 예고편에서다. 이 예고편에서 사람들은 슈퍼맨에 대해 수군거리고 슈퍼맨의 동상엔 이렇게 적혀 있다. "FALSE GOD". 가짜 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배트맨 v 슈퍼맨>에서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이유가 <닼나리>에서처럼 슈퍼맨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불가피하게 배트맨과 슈퍼맨이 싸우는 구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통제가 불가능해진 너무도 막강한 존재를 제압하기 위해 등장하는 배트맨과 배트맨을 지지하는 시민들 그리고 배트맨과 배트맨의 존재를 긍정하는 시민들 간의 전쟁이 될 거라고 본다.
잠수타다가 돌아오는 배트맨
<다크나이트 리턴즈>에서 브루스 웨인은 백발의 노인이다. 하지만 슈퍼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 한다. 이런 컨셉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도 그대로 쓰였다. 잠수타고 있는데 베인 및 라스 알굴이 쳐들어와서 배트맨은 불가피하게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다. <배트맨 v 슈퍼맨>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브루스 웨인은 딱히 배트맨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슈퍼맨이 '어떤 이유에선지'(이는 아직 추측하기 이르다) 행패를 부리고 있어서 사회엔 다시 배트맨이 필요해졌다.
2015년 7월에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한 건물에서 슈퍼맨의 눈깔 레이저 광선으로 추측되는 것이 사방으로 발사되는 것이 보인다.
나는 아직 슈퍼맨이 왜 저 건물에서 저렇게 눈깔 레이저를 쐈는 지는 모르겠다. 저 건물의 정체가 밝혀져야 될 것 같다. 아무튼 슈퍼맨의 등장으로 브루스 웨인은 다시 배트맨이 된다. (업데이트, 웨인의 건물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이 존나 쎄지는 것을 보여줄 때 푸쉬업을 했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그랬고,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도 그랬다. 심지어 <다크나의트 라이즈>에선 척추가 뿌려졌는데도 민간요법으로 척추가 달라 붙더니 파워 푸쉬업으로 이 모든 것을 극복했다. 그리고 배트맨을 가지고 놀았던 베인은 푸쉬업으로 무장한 배트맨에게 처참히 발린다. 그런데 <배트맨 v 슈퍼맨>에선 다른 운동을 한다.
<배트맨 v 슈퍼맨>에서 렉스 루터의 역할
애니메이션이나 지금까지 나왔던 슈퍼맨 영화에서 렉스 루터는 일관적으로 홍석천의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었으며 평범한 체형을 하고 있었다. 그래픽 노블에선 완전 근육질이다. 그런데 <배트맨 v 슈퍼맨>의 렉스 루터는 단발 머리를 하고 있으며 꽤나 말랐다. 음, 나는 이 변화가 꽤나 마음에 든다. 미국의 히어로물의 남자들은 줴다 근육질이고 여자들은 줴다 글래머인데, 초큼 변화를 준 거 같기 때문이다.
여하튼, 렉스 루터는 배트맨을 도와서 슈퍼맨을 때려잡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렉스 루터는 예고편에서 "빨간 망토가 온다"고 외치고, "낮과 밤의 싸움이야"라고 외친다. 하루 빨리 슈퍼맨과 싸우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낮'은 슈퍼맨이고 '밤'은 배트맨이다. 슈퍼맨은 태양의 힘이 있어야 제대로 싸울 수 있으며, 배트맨은 박쥐답게 어둠에서 싸운다.
렉스 루터에겐 크립토나이드가 있다. <닼나리>에선 배트맨이 크립토나이드를 구하고 이를 그린 애로우에게 건내주고 그린 애로우는 그것을 슈퍼맨에게 적중시킨다. 그런데 <배트맨 v 슈퍼맨>에선 렉스 루터가 막강한 재력으로 크립토나이드를 구하고 이를 배트맨에게 어떤 식으로든 전달하거나, 아니면 총 등을 이용해서 직접 슈퍼맨에게 쏠 것 같다. 그러니까 렉스 루터가 <닼나리>의 그린 애로우를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배트맨 v 슈퍼맨>에서 원더 우먼의 역할
둘 중 하나다. 배트맨의 편이거나 슈퍼맨의 편이거나. 그런데..원더 우먼은 항상 슈퍼맨이랑 친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 틀이 깨질 거 같지는 않다. 이렇게 되면 배트맨, 렉스 루터 vs 슈퍼맨, 원더 우먼이 되려나? 언뜻 밸런스 붕괴인 것 같긴한데..뭐 어찌어찌 잘 풀어나갈거라 생각한다. 잭 스나이더가 워낙 배트맨 덕후인지라 배트맨에게 뱃신으로서의 면모를 많이 담아낼 것 같다.
이 둘 간의 흐르는 미묘한 긴장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 둘은 서로를 배트맨과 원더우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결코 서로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뭐로? 눈빛으로.
예고편은 기본적으로 영화의 진짜 타임라인 순서대로 만들진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상 타임라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원더 우먼이 누군가와 싸우다가 폭발을 일으켰다. 아래처럼.
라스베가스처럼 보이는데, 정확하진 않다. 여튼, 폭발 뒤에 배트맨의 전용기인 배트윙이 폐허로 날아간다.
사실 예고편 순서대로면 배트윙이 먼저 어딘가로 날아가고, 그 뒤에 원더우먼이 폭발을 일으킨다. 그런데 예고편은 원래 영화상 시간 순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 배트윙을 보면 동그랗게 생긴 구덩이로 날아가고 있는데, 이는 원더우먼이 만든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배트윙이 구덩이에 도착하는 순간 원더우먼과 조우하게될 지도 모르겠다.
슈퍼맨의 친구들 vs 배트맨의 친구들
예고편을 잘 보면 알겠지만, 슈퍼맨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배트맨은 딱 한마디를 한다. "슈퍼맨은 인류를 다 털어버릴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라는 대사. 2015년 4월에 공개된 예고편에선 배트맨이 "Do you bleed"라고 한마디라도 했는데, 이번 7월 예고편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로 떠드는 건 슈퍼맨의 친구들과 배트맨의 친구들이다. 그런데 둘 간의 명백한 차이가 보인다.
슈퍼맨의 친구라 하면, 슈퍼맨의 기자 여자친구, 슈퍼맨의 엄마를 들 수 있고, 배트맨의 친구라하면 파워 연봉 집사 알프레드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슈퍼맨의 친구들은 모두 슈퍼맨을 옹호한다. 여자친구는 슈퍼맨의 S를 만지며(가슴을 만지며..므흣) "이건 의미가 있어"라고 하고 그의 어머니도 "영웅이 되거나 아무것도 되지 마라!"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배트맨의 친구는 딱히 배트맨을 옹호해주지 않는다. 알프레드는 슈퍼맨을 때려잡으려는 배트맨에게 "그는 적이 아닙니다"라고 말한다.
러시아 국기는 왜 등장할까?
<닼나리>에선 소련이 등장한다. 슈퍼맨은 미 정부에 요청에 의해 소련을 박살낸다. 그런데 <배트맨 v 슈퍼맨>에는 러시아의 국기가 등장한다.
이는 슈퍼맨이 미국 정부의 기수가 되어 적국을 박살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또 사진을 볼까?
군인들이 슈퍼맨에게 무릎앉아(...)를 하고 있다. 그를 적으로 보지 않고, 존중의 대상 혹은 리더로서 대우해주는 것. 그런데 예고편의 후반부를 보면 배트맨이 저 군인들과 쌈박질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배트맨이 왜 굳이 저 군인들과 싸우고 있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좀 더 짱구를 굴려봐야할 듯. 글이 너무 길어지고 있으니 일단 여기서 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