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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ug 06. 2016

중년 여성의 출연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보장한다?


중년 여성 출연여부와 시청률

리모콘 컨트롤 파워를 가진 자들이 아무래도 중년들(aka 내무부장관)이다보니 중년층들이 주류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시청률이 높게나오는건가? JTBC의 <청춘시대>는 드라마는 참 좋은데 시청률이 1%도 안나온다. 이것은 드라마의 품질과 관련없이 단순히 JTBC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JTBC는 무려 한지민과 정우성을 데려왔었을 때도 망했었으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JTBC의 <빠담빠담>은 노희경이라는 작가와 한지민, 정우성이라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인물들을 섭외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시청률은 1% 정도에 머물렀고 높아봐야 2%였다. JTBC가 케이블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는 낮은 수치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중년 여성은 찾기 어렵다. 중년 여성들이 보기에 이 드라마는 '젊은 것들의 연애 판타지'로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소꿉장난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압도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보이는 중년들의 '짓거리'들이 젊은 것들의 그것보다 유치하다는 디테일은 여기에서 별로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흔히 나이를 더 먹은 자들은 자신이 더욱 성숙했으며 성숙한 행동을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으니 자신을 투사한 드라마 속 인물의 행위에도 비슷한 기준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드라마 <The Good Wife>


최근 tvN의 <굿와이프>는 순간 시청률을 7.6%나 찍었다. 

"지난 5일 방송된 ‘굿와이프’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5.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7.6%로 9회 연속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주요 타겟인 2049남녀 시청층에서 평균 2.5%, 최고 3.4%를 기록했으며, 여성 1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스타투데이 8월 6일 기사

또한 <굿와이프>는 평균 4~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한 때 전업주부였지만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이 컨셉은 원작 미국 드라마 <The Good Wife>의 설정을 그대로 따온 거긴하지만, 김혜경(전도연)의 삶 자체가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흥미롭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놀라울 게 없다. 한국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나라인데 김혜경은 일과 가정 모두를 잡으려한다. 이쯤되면 <굿와이프>는 중년여성들에게 슈퍼히어로 영화다. 그게 시청률로 증명되고 있는 거고. 


금토 드라마 8:30분쯤의 드라마 시청률과 중년여성


<굿와이프>는 금토요일 늦은 8:30에 시작하는 드라마다. 위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동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JTBC의 <청춘시대>를 압살하고 있으며,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하는 지상파 드라마인 <가화만사성>이나 <그래, 그런거야>에 비해선 밀리고 있다. 그런데 지상파는 지상파니까 지상파에 밀린다고 "별 거 없네"라고 할 수 없다. 케이블이 4~5%를 기록한다는 건 어마무시한 거니까.


흥미로운 건 <굿와이프>나 <가화만사성>이나 <그래, 그런거야>가 모두 중년여성들이 주류로 등장하는 드라마란거다. 그리고 <청춘시대>에는 중년여성이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그래서인지 시청률은 바닥을 찍고 있다. <청춘시대>의 배경인 집의 주인으로서 중년여성이 한명 등장하긴하는데, 별 거 없는 역할이다. 그런데 <굿와이프>, <가화만사성>, <그래, 그런거야>에서 중년여성들은 '주류'로 등장하며 때로는 '인생을 모르는 철없는 젊은 것들'의 연애에까지 감놔라 배놔라 한다. (놀랍게도 중년여성들의 조언은 결과적으로 훌륭하다)


<청춘시대>가 파격적인 이유는 지금까지 한국 드라마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꼰대질하는 중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데 너무 파격적이라서인지 시청률도 파격적으로 안나오고 있다. 중년 여성들은 <청춘시대>가 다루는 이슈들에 공감하기 어려울 거다. 한 때 그 이슈들은 자신들이 마주하던 이슈였지만, 지금은 <굿와이프>, <가화만사성>, <그래, 그런거야>에서 마주하는 이슈들이 더욱 크게 받아들여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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