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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Jul 27. 2016

<제이슨 본>: 폴 그린그래스와 멧의 완벽한 귀환

스포일러 있습니다.


넘나좋은것

별점은 왓챠에 5점 만점에 4.5점을 줬다. 완벽함은 뺄 게 없는 상태다. <제이슨 본>의 스토리라인, 촬영, 편집, 음악 등은 완벽해서 뺄 게 없다. 그럼에도 0.5점을 뺀 건 스펙타클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스토리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의 깊이가 얕아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본 시리즈> 여성 캐릭터들의 생사

영화 초반에 니키 파슨스가 죽었다. 이쯤되면 패턴이 만들어졌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본 슈프리머시>의 초반에선 전작 <본 아이덴티티>에서 본과 함께했던 여성 캐릭터가 저격당해 사망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니키 파슨스와 파멜라 랜디가 차지한다. <본 얼티메이텀>에선 아무도 죽지 않는다. 그리고 <제이슨 본>에선 니키 파슨스가 사망하고 파맬라 랜디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전작의 여성 캐릭터들이 다 사라지고 하버 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제이슨 본>의 다다음 편에서 하버 리가 죽을 지도 모르겠다. 멧 데이먼 나이가 지금 45라 이 시리즈가 그때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본 시리즈>의 젠더

그러고보면 항상 제이슨 본을 돕는 자들은 여성이었다. 남자들은 한명도 예외없이 그에게 적대적이었던 반면 여자들은 그에게 왜인지 도움을 줬다. 니키 파슨스나 하버 리의 경우는 괴물로 여겨지는 제이슨 본을 너무 쉽게 믿어버려서 뭥미 싶긴한데 여튼 그렇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엄마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제이슨 본>에서 드러나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생각

이 영화는 다른 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이슨 본의 과거를 추적하지만 그것과 더불어 국가안보와 프라이버시 이슈에 대해 다룬다. 빅브라더 국가를 만들려는 자가 죽었으니 감독 폴 그린그래스가 전하려고 했던 말이 무엇인지는 분명해진 듯 보인다. '그건 애국도 뭣도 아니야'랄까. 



그렇다고 국가의 더러운 비밀을 모두 온라인에 까발리는 게 맞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에 대해서도 폴은 제이슨 본을 통해 입장을 분명히 한다. 스킨헤드가 자료를 공개하자고 할 때 제이슨 본은 거부한다. "나는 니(들) 편이 아니야" 라면서. 


흰 머리 아재가 폴 그린그래스

<본 얼티메이텀>에서 CIA의 더러운 비밀을 다 까발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폴 그린그래스의 입장 변화다. 폴이 입장을 바꾸게된 이유는 재밌게도 이번 영화 <제이슨 본>에 등장한다. 벵상 카셀이 연기한 용병은 제이슨 본이 미국의 더러운 정보를 공개한 뒤 붙잡히고, 고문당한다. 즉, 그 용병은 제이슨 본의 '옳다고 여겨진 행위'로 인해 콜레트럴 데미지를 입은 당사자다. 폴은 <본 얼티메이텀>까지만 해도 본의 해당 행위를 지지했지만, 콜레트럴 데미지를 입는 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돌연 입장을 바꾼 듯 보인다. 


그렇다고 폴이 자신의 입장을 완전히 밝힌 것도 아니다. 그는 여기서 영리하게 논의에서 벗어난다. 비공개 자료를 공개할 지 여부를 결정하지도 않았는데 해당 자료는 CIA에 의해 삭제된다. Well play, Paul.


본 시리즈 사상 처음 등장한 애국/반역 텍스트

 <제이슨 본>은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애국자'에 대해 대룬다. 제이슨 본을 죽이려고 하는 용병(벵상 카셀)은 제이슨 본에게 "너는 반역자다"라는 말을 하고, 하버 리(알리시아 비칸데리)는 제이슨 본에게 "너는 애국자다"라고 한다. 애국/반역이라는 텍스트는 지금까지 본 시리즈에서는 없었어서 당황스럽긴 했다. 지금까지 본 시리즈는 옳음/그름의 텍스트를 다뤘지 애국이냐 반역이냐라는 이슈를 다루진 않않었기 때문이다. 폴 그린그래스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이 바뀐겐가?


날 가져요 하앍


제이슨 본 본인도 "당신은 애국자에요"라는 하버 리의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도 폴이나 제이슨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생각해보지"하며 쿨내나게 떠난다. Well play, Bourne.


제이슨 본과 미국

제이슨 본은 미국을 반성하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는 1, 2, 3편에서도 미국의 만행을 알리는 역할을 했고, 4편에서는 미국을 빅브라더로 만들려는 CIA의 수장을 죽게끔 한다. 그와 동시에 그는 스스로를 반성한다. 명령에 따라 무작정 사람들을 죽여대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살인을 자제한다. 본 시리즈를 주의깊게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가급적 상대를 (죽이기보단) 기절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그와 대비되는 캐릭터는 CIA가 고용한 용병(벵상 카셀)인데, 그는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되는 인물들은 그게 누가 됐건 사살한다. 영화 초반엔 시위자들을 사살하고, 후반에선 건물을 경비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사살한다. ("asset"을 왜 계속 "저격수"로 번역을 하는 지 모르겠다. "자원"이라 번역하는 게 맞는데) 그가 CIA 수장의 말에 따라 움직이는 건 물론 우연이 아니다. 미쳐 날뛰는 미국의 권력을 보여주는 거겠지.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도 이런 대비는 두드러진다. 제이슨 본이 닷지 차량을 끌고 용병을 추격할 때 용병은 SWAT 장갑차량을 훔쳐서 도망친다. 용병이 훔친 차가 SWAT차량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다. 폴 그린그래스가 생각하기에 SWAT이 그만큼 폭력적이라는 거겠지. 여튼, 제이슨 본이 닷지를 타고 차가 없는 길을 통해서 용병을 추격하는 데에 반해, 용병은 장갑차량으로 앞에 있는 차들을 무작정 박아대면서 돌진한다. 내가 뭔 말을 하려는 지 알겠나?


Moby의 <Extream Way>

본 시리즈는 이번에도 Moby의 <Extream Way>를 들려주면서 끝난다. 더 많은 악기가 추가되어서 웅장해졌다. 빨리 앨범 나와라. 그리고, 빨리 후속편도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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