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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Nov 10. 2016

팀 쿡의 애플은 안녕한가?-아이폰7, 맥북프로

#애플 #아이폰 #맥북프로 #UX

나는 iPhone5s와 2011 Late CTO MacbookPro 15"를 쓰고 있는 애플 유저다. 내가 굳이 이 말을 먼저 쓰는이유는 흔히 애플에 대한 글을 접할 때 독자들은 "삽엽충"인지 "앱등이"인지를 먼저 살피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내가 밝혀줄 수 있는 건 내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삼엽충"은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내가 "앱등이"냐고? 그건 글을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보시라. (앱등이치곤 너무 구닥다리 물건을 쓰는 거 같긴한데)


아이폰7

아이폰이 "7"을 달면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건 애플이 침 튀기며 자랑하던 에어팟도 아니고, 햅틱 엔진도 아니고, 광고에서마저 자랑하지만 정작 타사들의 제품들보다 한참 떨어지는 방수 수준도 아니다. 오히려 애플이 선물이랍시고 준비한 햅틱 엔진이나 방수를 위해 제거한 3.5파이 헤드폰 잭이 이슈가 되었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애플은 아이폰7의 햅틱 엔진과 방수를 위해 헤드폰을 제거하면서 "이게 미래다"라고 했지만, 그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게다가 많은 이들은 햅틱과 방수 대신에 3.5파이 헤드폰 잭을 가질 수 있다면 여전히 그것을 택할 것이다. 삼성과 LG, 구글의 플래그십 모델들은 여전히 3.5파이 헤드폰을 달고 있기에 아이폰7만 혼자 "미래"에 살고 있는 모양새다. 


나는 애플이 3.5파이에 대한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자신들의 선택이 옳다는 건 분명하니 유저들은 따라오라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팀 쿡(?)은 꾸준히 말한다. 햅틱엔진이 헤드폰 잭 따위보다 더욱 유저에게 편리하다고. 햅틱엔진을 줬는데 니들은 왜 아직도 구시대에 머물러있냐고. 


글쎄, 헤드폰 잭의 상실은 그저 여러 옵션 중 하나를 제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폰7이 제공하는 블루투스는 그 전작에서도 제공했었고, 더 높은 수준의 방수를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7엣지의 경우 헤드폰 잭이 있으면서도 무려 헤드폰 잭이 있다. 헤드폰을 제거하면서까지 햅틱 엔진을 밀어붙이는 애플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유저들은 헤드폰 잭을 잃고 대체 뭐를 얻었나? 햅틱 엔진? 삼성폰보다 모자른 방수?(물로 인한 고장은 보상하지 않습니다!! 빼애애액!) 


(애플은 자신있게 헤드폰 잭을 삭제하고 에어팟을 공개했지만 그 자신감과 어울리지 않게 에어팟은 발매가 연기되었다) 


2016 Late 맥북프로

아이폰7에서 가장 문제된 것이 헤드폰 잭의 상실이라면, 최근 발표된 맥북프로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은 USB-C포트와 사라진 SD카드 슬롯, PRO라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은 낮은 성능 등이다. 13" 모델에는 USB-C포트가 2개 달려있고, 15"모델에는 해당 포트가 4개 달려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두 모델 모두에 '구시대의 유물'인 헤드폰 잭이 달려있다. 



USB-C가 USB-A보다 발전된 기술이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을 제외한 노트북 제조사들이 여전히 USB-A포트가 달린 노트북들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아직 애플이 상정하고 있는 "미래"가 "지금 여기"에 와있지 않기 때문이고,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유저들의 니즈를-애플과 달리-고려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유저들의 니즈를 고려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어떤 비전을 유저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키감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선 굳이 다루지 않겠다. 다만, 버터플라이 방식의 키보드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애플이 두께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다는 거다. 애플의 성우(voice actor) 존 아이브가 비주얼적 디자인에만 집착하며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두께에만 집착하다보니 USB-C포트 4개만 달게되었고 맥북프로의 확장성은 그 덕에 최악이 되었다. 게다가 SSD를 확장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가능은 하다). 존 아이브가 개입했던 맥북프로 레티아에서도 동일한 문제는 있었다. 이쁜 디자인, 확장성의 부재 by 존 아이브


애플이 그리는 미래?

애플이 그리는 미래는 손에 꽉 잡히질 않는다. 우선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기기인 iPhone7과 7s는 애플의 최신 노트북인 맥북프로와 한번에 연결되지 않는다. 아이폰7의 박스에 동봉되어 있는 라이트닝 볼트-USB 케이블만로는 이번 뉴맥북이나 이번에 리뉴얼된 맥북프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맥북프로에는 USB3.0포트가 없기 때문이다. 맥북프로 안에 들어있는 케이블로도 두 기기는 연결되지 않는다. 애플의 두 최신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선 3~5만원하는 동글을 구입해야한다. 


3~5만원 따위 그냥 지불하면 그만이다. 동글 장사하겠다면 그것도 괜찮다. 애플이 주변기기로 창렬장사한 게 한두번인가? 다만, 애플이 만들어내고 있는 생태계가 예전과 달리 유저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내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다. 팀 쿡의 애플은 유저의 니즈도 고려하지 않고, 유저의 편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저 따라오라고 한다. 자신이 미래라면서.


UX디자이너들은 다 어디갔나?

동글 등의 주변기기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을 통해 더 많은 추가 기능들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폰과 맥북을 연결하는 기본 기능을 수행할 때조차 주변기기를 따로 구입해야한다는 건 애플이 UX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애플의 IOS10을 통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히 많다. IOS10에서 액정을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리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은 왜 굳이 두 화면을 분리했냐는 거다. 사람마다 차이야 존재하겠지만 에어플레이, 에어드롭이나 나이트 시프트보다 더욱 많이 활용하는 기능이 음악 컨트롤 기능인데 이렇게 음악 기능만 다른 창으로 배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유저들을 귀찮게 만든다. 게다가 에어플레이, 에어드롭을 이렇게 배치해놓았다는 건 그만큼 애플 기기간의 연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건데, 왜 맥북과 아이폰 간의 연결에 있어서는 일관성을 가지지 않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설마 맥북 개발진과 아이폰 개발진 사이에 소통이 전혀 안되고 있는건가?팀 쿡의 카리스마가 이것밖에 안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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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맥북프로에 대해선 여러 이슈가 있다. USB를 연결하며 와이파이가 끊기는 문제도 있고, HDMI를 연결하면 플리킹 현상이 일어나는 증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 글에선 그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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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프로에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전작들에 비해 부피가 줄었고, 당연하게도 전작보다 속도는 개선되었고, 터치바는...에..뭐 펑션키보다는 쓸만할 수도 있다. 또한 대부분 맥북이 그러하듯 마감이 좋고 이쁘다. 뭣보다 검정색이 생겼잖나. 난 오로지 그것 때문에 끌리고 있다. 앱등이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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