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페이지를 보관하는 방법
저장할만한 내용이 담겨 있는 한 웹페이지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보관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해당 페이지를 즐겨찾기하는 것이고(1), 또 하나는 웹 페이지 자체를 종이로 인쇄하는 것이고(2), 또 하나는 웹페이지를 앱을 통해 클리핑하는 것이다(3).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언급한 방법 외에도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다루지 않겠다)
웹페이지 보관: 즐겨찾기
즐겨찾기를 통해 한 웹페이지를 링크해두는 것의 장점은 간단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MS의 익스플로러나 엣지를 써도, 구글의 크롬을 써도, 애플의 사파리를 써도, 즐겨찾기 서비스는 거의 모든 브라우저에서 이용할 수 있다. 딱히 다른 어플을 다운받지 않아도 바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간단하다.
필자같은 경우는 구글 크롬을 주로 쓴다. 구글 계정으로 크롬에 로그인한 뒤 즐겨찾기를 동기화하면 PC에서나 맥북에서 즐겨찾기 리스트는 서로 공유되고 동기화된다.컴퓨터를 포맷해도 즐겨찾기 해놓은 리스트들은 유지된다. 즐겨찾기를 컴퓨터에 저장한 게 아니라 계정에 저장한거니까.
다만, 즐겨찾기에는 단점이 있다. 즐겨찾기는 웹페이지로 이르는 링크만을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웹페이지에 변경이 일어나면 다시 접근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링크 주소만 바뀌어도 즐겨찾기는 무력화되고, 즐겨찾기 했던 글이나 영상이 삭제되도 저장하려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어진다.
웹페이지 보관: 종이 인쇄
웹페이지를 종이에 인쇄하는 것의 장점은 정보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거다. 프린트의 잉크나 레이저가 세월에 의해 옅어져서 결국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찢겨지거나 버려지거나 타버리지 않는다면 종이에 인쇄된 정보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저장된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종이를 통해 웹페이지를 저장해도 되겠지만 이는 취향 문제이지 장점이라 부르기는 힘들다.
그리고 보안에 좋다. 인터넷에 연결된 저장 매체가 아니기에 온라인을 통한 해킹이나 크래킹으로부터 안전하다. 국정원으로부터 당신이 미쿠의 팬이라는 걸 숨길 수 있고, 넷상의 접근으로 데이터가 삭제될 위험도 없다. 다만, 누가 집에 들어와서 종이를 가져가면 끝이라는 점에서 보안이 완벽하지는 않다.
단점은 뭘까? 종이에 일일이 웹페이지들을 인쇄할 경우에 그것들은 부피를 가진다. 다 결국엔 짐이다. 앞으로 볼 일이 없는 정보들도 가득할텐데, 그것들이 책상이나 책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건 불필요한 공간 낭비다. 버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 나는 안다.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애초에 이 글을 클릭하지도 않았을 거란 걸.
종이에 인쇄된 정보들을 검색하는 것은 꽤나 힘들다. 컴퓨터나 웹에 저장된 파일들은 키워드를 통해 검색이 가능하지만, 종이에 인쇄된 경우엔 그런 검색을 할 수 없다. 설령 정리를 완벽(?)하게 해서 나중에 그 정보에 접근하기에 용이하게한다고 해도, 일단 정리하는 것 자체가 노동이고, 여전히 종이는 검색에 용이한 데이터 보관 수단이 아니다.
가령, '노동'이라는 카테고리로 하나의 웹페이지를 인쇄해서 보관해놨다고 하자. '노동' 카테고리에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글이 있을 수도 있고, 삼성의 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한 글이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이 만약 여성 노동자에 대한 어떤 글 하나를 찾으려고 한다면? '노동' 카테고리에 있는 모든 글들을 일일이 뒤져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 수도 있긴하다. '노동-여성' 카테고리. 그런데 이런 식이면 끝이 없다. 정리하는 것도 다 일이다. 그리고 종이나 잉크나 토너나 다 비용이다.
웹페이지 보관: 어플 이용
드디어 본론이다. 웹페이지 하나를 그 상태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몇년 뒤에도 저장된 데이터를 손쉽게 검색하기 위해선 결국엔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이용해야한다. 언급한 작업을 보통 '웹클리핑'이라고 하는데, 웹클리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많이들 이용하는 건 손에 꼽는다. 에버노트 웹클리퍼, 원노트 웹클리퍼, 구글 킵 정도다.
이 글에선 에버노트 웹클리퍼와 구글 킵을 비교할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버노트 웹클리퍼가 압도적으로 낫다. 이유가 궁금하면 이 글을 따라오시면 되는데, 그냥 좋은 거 쓰고 싶으면 에버노트 웹클리퍼 쓰시면 된다. 빠이. (원노트 웹클리퍼를 비교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이유는 원노트 자체가 동기화가 느리기에 노트앱으로서 함량 미달이기 때문이다. 원노트가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쓰시면 된다. 말리지 않는다)
웹클리퍼 비교: 에버노트 웹클리퍼 V 구글 킵
답은 미리 말했다. 에버노트가 더 좋다. 그 이유를 밝히겠다. 에버노트 웹클립퍼를 통해 웹페이지를 저장하려고 하면 옵션이 다음과 같이 뜬다. (구글 크롬에 에버노트 웹클리퍼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에 실행하면 뜨는 메뉴다)
기사: 웹페이지의 전체나 일부를 에버노트에 저장.
간소화된 기사: 웹페이지의 디자인 등은 생략하고 텍스트와 사진만을 포함하여 에버노트에 저장.
전체 페이지: 웹페이지 전체를 에버노트에 저장.
북마크: 웹페이지의 링크를 저장. 즐겨찾기 링크를 에버노트에 저장한다고 보면 된다.
스크린샷: 유저가 지정하는 영역을 스크린샷으로 찍은 뒤 그것을 에버노트에 저장.
에버노트 웹클리퍼에는 웹페이지를 저장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5개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구글킵은 어떨까? 하나다. 구글킵은 '북마크' 기능만을 제공한다. 북마크만을 저장하기 때문에 링크의 글이 삭제되면 링크에 저장되어있던 글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시사인의 어떤 글을 에버노트 웹클리퍼와 구글킵을 통해서 각각 한번씩 저장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시사인이 어떤 이유로 그 글을 비공개 처리하거나 삭제했다면? 에버노트 웹클리퍼는 글과 사진들을 포함한 웹페이지 요소들을 모두 에버노트에 저장했기 때문에 원글의 삭제 여부와 무관하게 글이 보존된다. 그런데 구글킵은 원글에 이르는 링크만을 저장했기에 원글이 비공개나 삭제 처리된다면 해당 글에 접근할 수 없게된다.
구글킵이 유일하게 제공하는 '북마크' 기능을 에버노트 웹클리퍼가 지원하는데 구글킵을 써야할 이유가 있나 싶다. 굳이 구글킵의 장점을 꼽아보자면, 크롬을 메인 브라우저로 쓰는 사람들의 경우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구글킵에 저장되어있는 링크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원클릭으로 링크가 저장된다는 것 정도다. 직관적이긴하다. 직관적이기만 하다.
에버노트 웹클리퍼를 써야할 이유는 또 있다. 정보를 아카이빙한다는 건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든다는 의미일터인데 구글킵에는 정보를 카테고리화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게 되어있다. 오로지 라벨(=태그)로만 정보들을 분류할 수 있는데, 에버노트는 태그를 포함하여 노트북, 스택 등으로도 아카이빙한 정보들을 층층이 관리할 수 있다. 또 에버노트는 저장된 웹페이지의 문자를 인식해서 검색까지 해준다. 앞서 언급한 즐겨찾기나 종이보다 낫다. 당연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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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필자는 논문 같은 건 종이로 인쇄해서 읽는다. 하지만 논문 아카이빙은 에버노트에 한다. 이 글은 웹페이지 클리핑에 관한 글이니 데이터 아카이빙에 대해선 차후에 쓸 글로 대신하겠다. 기다리지는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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