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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May 05. 2017

<에일리언 커버넌트>: 미국판 포스터 v 한국판 포스터

포스터의 유일한 임무는 영화를 잘 표현하는 것



위는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미국 포스터입니다. 로댕의 <지옥의 문>을 오마주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에일리언인 제노모프 Xenomorph와 인간 등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에일리언 영화에서 언제나 인간들이 그랬듯이 카오스에 빠져있습니다. 제노모프에 둘러쌓여있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페이스 허거에 얼굴이 먹혀있습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숙주라고 보는 게 더 맞겠네요. <지옥의 문>에서도 인간들은 모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만 문짝 위쪽에서 혼자 평화롭죠. 지옥에 가서도 침착하게 생각하면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미국 포스터도 있습니다.


영화의 사실상 주인공인 에일리언의 얼굴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옥의 문>을 오마주한 포스터도 좋아하지만 이 포스터도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합니다. 리들리 스콧은 <에일리언>에서 제노모프를 통해 유일한 one and only 신을 만들었는데 이 포스터에는 딱 한 마리(?)의 제노모프만 표현이 되있거든요. 그런데 지옥의 문 포스터는 수많은 에일리언들이 표현되어있어서 에일리언의 위엄이랄까 그런 것은 죽는 느낌이 있습니다.


한국 포스터는 어떨까요?





미리 의견을 말하자면, 한국 포스터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 배우들보다도 에일리언-제노모프가 유명한 건 차치하더라도, 제노모프가 드디어 리들리 스콧에 의해 다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그 제노모프는 배경으로 기능하게끔 하고 인간들이 주도적인 인물인양 제노모프 머리 위에 배치했습니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그닥 유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주인공이긴 하지만 주인공인 캐서린 워터스톤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 뒤에 있는 마이클 패서밴더가 더 유명하죠. 그렇다고 마이클 패서밴더를 전면에 세울 수도 없습니다. 비중이 크긴하겠지만 주인공이 아니니까. 이런 계산을 거친다면 차라리 에일리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영화를 표현하는 것에서나 마케팅적으로나 효과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포스터는 게임 <Aliens: Colonial Marines> 포스터를 오마주한 겁니다.




전 이쪽도 별로입니다. 로고들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한국에서 만든 또다른 버전의 포스터도 있긴 합니다.



미국 포스터를 그대로 따온 건데, "RUN"을 "돌아보지 마라"로 바꿔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노모프의 피부를 좀 더 거칠 게 표현해놨습니다. 좀 더 자세히 둘을 비교해볼까요?



왼쪽이 미국 포스터, 오른쪽이 한국 포스터입니다. 한국은 개봉 날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포스터가 나왔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에 대한 정보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배경은 미국쪽이 더 옅습니다. 한국쪽은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줘서 배경이 검죠. 그래서 미국 버전에선 제노모프의 긴 머리의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이는데, 한국 버전에선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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