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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Aug 17. 2017

신촌 카페 '여행자'의 여자 화장실이 내부에 있는 이유

는 참고로 내 뇌피셜이다.


신촌에 있는 여행자란 이름의 카페에는 여자 화장실이 내부에 있다. 별로 놀라울 게 없다고 할 수도 있고, 나도 이것 자체가 놀라워서 이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다만, 이 글은 여자 화장실이 내부에 있는 것이 왜 놀라운 일이 아니며 당연한 처사인지를 다룬다. 여자 화장실이 카페 내부에 있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아마 화장실이 내부에 있으니 여자 화장실도 당연히 내부에 있는 거라고 판단한 분들도 계실 것이다. 아니다. 여자 화장실'만' 내부에 있다.


이 부분이 여행자 화장실 구조의 특이한 부분인데, 여자 화장실은 내부에 있고, 남자 화장실은 카페 외부에 있다. 이 카페는 건물 2층에 위치해있는데, 남자 화장실은 1층과 2층 사이에 있다(아래 사진). 카페에서 열쇠를 받아가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나 항상 잠겨있는 것은 아니며 내부에서도 잠글 수 있다.



화장실을 다르게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긴했을 거다. 옵션은 다음과 같다. 


옵션A)화장실 두 곳을 모두 공용화장실로 두고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옵션B)1층과 2층 사이의 화장실을 여자 화장실로 두고 카페 내부에 있는 것은 남자 화장실로 만드는 것.

옵션C)화장실을 모두 폐쇄하는 것. 


옵션A)를 따르면 이점이 있다. 성별과 무관하게 모두가 모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기에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빈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화장실이 급한 한 남자가 있다고 해보자. 남자 화장실이 꽉 차고 여자 화장실이 비었을 때, 여자 화장실이 비었음에도 남자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한 공간이 누구에게도 쓰이지 않고 있는데 정작 필요한 사람이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벌어지는 것. 공용화장실이 되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에 대해선 아래 링크글을 참고해도 좋다. 



윗 글은 필자가 미국을 갔다온 뒤에 쓴 것인데, 신촌 여행자의 화장실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뉴욕과 워싱턴의 공용화장실이 2개라는 것은 여행자의 그것과 같지만, 큰 차이가 하나 있다. 미국의 공용화장실은 모두 가게 내부에 있지만, 여행자는 화장실이 2개인데 하나는 외부에 있다는 것. 여행자가 2개의 화장실을 모두 공용으로 돌리게 되면 둘 중 하나는 외부에 놓이게 된다. 


공용화장실이 업장 외부에 있을 때는 이용자가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카페 내부에 화장실이 있다면 굳이 카페 사장이나 스탭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객들의 존재 자체가 범죄를 방지시켜주고, 설령 범죄를 방지시키지 못한다하더라도 목격자는 무조건적으로 확보된다. 즉, 목격자가 많을 수 밖에 없기에, 범죄가 일어나도 완전범죄는 불가능한 환경이라서 범죄는 사전에 차단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은 '외부에 있는 공용 화장실'에서 벌어졌다. 아래를 보자(사진).



이 화장실의 특징은 2가지다. 업장 외부에 있다는 것이 하나고, 공용화장실이라는 것이 또 하나다. 필자는 이 화장실이 공용인 게 문제였다기보다는, 외부에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고 본다. 만약 공용화장실이 업장 내부에 있었다면 범죄자와 피해자는 마주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옵션B)를 채택해서 업장 내부의 화장실을 남자 화장실로 두고 외부에 있는 것을 여자 화장실로 둬도 동일한 문제는 발생한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여성의 안전을 위한다면 옵션A)옵션B)를 채택할 수 없다. 


옵션C)는 어떨까? 화장실을 마련하지 않으면 처음 온 손님이 두번쨰 방문을 하지 않을테니까 가게에 손님이 줄어들겠지만, 가게의 매출 문제는 지금 이 글의 관심사가 아니므로 생략하겠다. 화장실을 마련하지 않으면 화장실을 가야되는 손님을 가게 차원에서 안전을 보장해줄 수 없다. 물론 가게가 손님의 안전까지 책임져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한 장소에 화장실을 마련해두면 범죄로부터 막아줄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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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분에게 듣자하니 스탭들과 고객들이 대체로 여성들이라서 노동-고객 친화적으로 가게 내부에 여자 화장실을 둔 측면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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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화장실은 여행자가 관리하는 화장실은 아니고, 건물을 사용하는 모두가 사용하는 화장실이다. 글은 여행자가 관리한다는 뉘앙스를 풍겼으나, 이는 설명을 위해 설정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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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 박현우
헬조선 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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