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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02. 2015

이별을 극복하는 두가지 방법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이별이라는 일이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마인드세팅을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을 채택하는 이들은 하루 빨리 새로운 연인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상대를 인생에서 지우려고 하기에 No Contact Rule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별을 극복하는 또다른 방법으로, 이별을 정면으로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전자는 후자보다 더 빠르게 상대를 잊는 데 '유용'하고, 후자는 아무래도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더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별을 온전히 받는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별을 곱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후의 연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리라.


방법 하나, '나'는 이별하지 않았다.

이별을 해도 '나'의 인생에 이별은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면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전 연인과 나눴던 모든 기억들은 소거시키고, 새로운 사람을 찾아 떠난다. 상대에 관한 기억을 보는 것조차 고통스럽기에 아예 그런 기억 조차 없던 것처럼 연기하고 자기최면을 건다. 이쪽을 선호하는 이들은 No Contact Rule을 실천한다. No Contact Rule이란 상대에 관한 모든 것들을 삭제하는 것이다. 상대의 연락처, 상대의 사진 등등. 상대를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지우는 것. 


△By Petricor Photography

또한, 이 방법을 채택하는 이들은 새로운 연인을 통해 전 연인을 덮어씌운다. 새로운 연인과의 설렘과 사랑을 통해 이별의 고통을 상쇄시키려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별극복법을 채택하는 이들은 이별한 뒤에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텀이 짧은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또 이별을 정면으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들에 있어 이별은 어둠 속의 괴물인거지. 슬쩍 쳐다만봐도 으르렁거리며 괴물이 덮칠 거라 생각하는 듯 하다. 트라우마랄까.


이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새로운 연인으로 이별의 상처를 땜빵하기에 같은 이유로 또 이별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애의 성공이 단순히 잘 맞는 사람과 만나는 것에 달려있지 않고, 또한 이별의 원인이 단순히 '상대와 맞지 않아서'로 퉁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맞는 사람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애에 있어선 어느정도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별을 했다면 그 이별을 곱씹어보는 과정도 어느정도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방법 둘, '나'는 이별했다.

이별은 정신적 상처다. 이런 상처에 대한 접근법은 두가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별했다는 사실 조차도 지워버리려고 노력하는 것이 접근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개한테 물려서 개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를 두려움에 떨지 않게 하려면 개를 보여주지 않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엄격한 의미에서 '치료'라고 보기 어렵다. 어쩃거나 그 사람은 여전히 개만 보면 기겁하고 겁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 사람이 개와 친숙해질 수 있게끔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 스스로가 개를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 설사 그가 그런 노력을 안하더라도 그에게 일정 정도의 의지만 보인다고 해도 제 3자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와 제 3자의 노력이 성과를 본다면 그는 개를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By Ben Fohrer

이별을 곱씹는 사람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애 공백기가 긴 경향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공백기를 연장하려고 노력해서라기보다는 이별을 감당하다보니 새로운 사랑을 수용치 못한 결과다. 이별의 고통을 감당하기에 바쁜 데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수용할 감정적 용량이 없는 것이다. 빠르게 새로운 연인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이별한 이유, '너'가 떠난 이유 혹은 '내'가 떠난 이유 등을 사색하다보면 '우리가 한 이별'이 전보다 클리어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연애를 할 때보다도 상대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또한 '나'의 잘못을 반성하게 된다. 이별을 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으며 끈질기고 강한 멘탈이 요구된다. 


이별 뒤에 헤어진 연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헤어짐의 원인이 무엇이건, 그러한 태도는 대략 좋지 않다. 헤어진 연인을 비난하며 상대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나'는 마치 정의의 사도 혹은 순결한 피해자인양 포장을 하는데, 그것은 결코 진실이 아니다. 이별에 있어선 모두가 일정정도의 책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질 수는 있겠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나'를 구제하기 위해 상대가 악마가 될 필요는 없다. 그(녀)는 한 때 사랑했던 자다. 인터넷에 전남친, 전여친을 인증하며 얼마나 전연인이 쓰레기였는 지를 홍보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것은 스스로를 깎아먹는 행위이며, 이는 많은 시간을 들였던 연애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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