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헌터>는 여성 대상 살인만을 다룬다. 왜 남성 사이코패스들이 여성들을 살해하는 지를 사이코패스들의 말과 FBI요원들과 한 과학자 간의 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추적해간다. 왜 여성 대상 살인을 다루는데 굳이 과거를 배경으로 삼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할 것이다. 여성 대상 살인은 굳이 과거로 가지 않아도 21세기인 지금에도 일어나는 일이니까.
배경을 과거로 잡은 것은 여성을 대상으로 삼는 연쇄살인마들이 그렇게 태어난 것이라 믿는 21세기의 시청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례를 찾기 위해 굳이 아메리카 반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2016년에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했을 때도 그 살인마를 두고 비슷한 논란이 있었으니까.
여성혐오범죄냐 아니냐라는 논쟁은 이에 기초한다. 그는 환경에 영향을 받았는가, 아니면 그냥 화장실에서 여자를 죽이는 놈으로 태어난 것인가에 관한 논쟁. 2016년 한국의 경찰청은 후자를 택했다. 걔는 그냥 그렇게 태어난 놈인 것으로. 경찰청의 판단을 두고 대다수의 남성들, 더 정확히는 '여성이라서 살해당했다'는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염병을 떨었던 남성들은 경찰청의 판단에 박수를 쳤다. 물대포로 사람 죽여놓고 오리발 내밀 때 경찰청 욕하던 애들도 이때는 박수쳤을 거란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건다.
사이코패스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은 21세기에도 있지만, 그들을 직접 다룬다면 해당 주장을 믿는 무의식적으로라도 믿는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경계할 것이다. 팔짱을 끼고 감독의 논리를 박살냉 궁리를 할 것이다. 데이빗 핀처는 이들이 경계하지 않게하기 위해 과거 배경을 가져다놓았다. 범죄를 신고한 자가 살인범일리가 없다는 멍청한 지역 경찰들을 세워놓고, 21세기의 바보들이 하는 소리들을 똑같이 반복하게 한다. "범죄자는 원래 그렇게 태어나는 거잖아요. 환경이 범죄자른 만든다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드라마의 주인공은 범죄자는 원래 그렇게 태어난다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으며, 왜 범죄자는 사람을 죽이기에 이르는 지를 추적하는 사람이다. 흔히 시청자들은 잘생기고 호감가는 주인공에 공감하기 마련이고, 범죄자에 대한 그의 입장에 대해서도 동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그 동의는 배경을 과거로 잡았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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