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무의식적으로 마시게 되면 커피는 그저 잠을 깨워주는 카페인 음료 밖에 되지 못한다. 적당한 수준의 업무를 끝내고 숨을 돌릴 때, 그때 커피의 향과 맛을 한 껏 느끼겠다는 일념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고 한 모금을 마셔야한다. 그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다시 힘이 샘솟을 것이고, 작업에는 다시 활력이 돋을 것이다. 커피가 입에 들어온 순간 그것을 섣불리 목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커피의 향을 입 안에 남기고, 그 잔해들만을 목으로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그 한 모금의 최대한을 이끌어내야한다. 커피의 향을 충분히 느꼈다 생각한다면 이제 넘겨도 좋다.
담배 역시 허투루 펴서는 안된다. 무의식적으로, 항상 하는 거 또 한다는 식으로 연기를 빨면 안된다. 백해무익한 담배일지라도 건강하게(?) 피는 방법이 있다. 일정 업무에 대한 보상으로서 한 모금씩 음미하면서 빨아야한다. 샤워를 할 때 따신 물에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면 휴식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다. 샤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샤워는 단순히 씻는 행위가 될 수도 있고, 하룻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하수구로 내려보내는 리추얼(ritual)이 될 수도 있다. 한껏 느껴줘야, 휴식을 휴식으로 인지해줘야, 휴식은 휴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