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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우 Oct 25. 2017

커피를 마시는 방법


커피를 무의식적으로 마시게 되면 커피는 그저 잠을 깨워주는 카페인 음료 밖에 되지 못한다. 적당한 수준의 업무를 끝내고 숨을 돌릴 때, 그때 커피의 향과 맛을 한 껏 느끼겠다는 일념으로 온 신경을 집중하고 한 모금을 마셔야한다. 그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다시 힘이 샘솟을 것이고, 작업에는 다시 활력이 돋을 것이다. 커피가 입에 들어온 순간 그것을 섣불리 목으로 넘겨서는 안된다. 커피의 향을 입 안에 남기고, 그 잔해들만을 목으로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그 한 모금의 최대한을 이끌어내야한다. 커피의 향을 충분히 느꼈다 생각한다면 이제 넘겨도 좋다.


담배 역시 허투루 펴서는 안된다. 무의식적으로, 항상 하는 거 또 한다는 식으로 연기를 빨면 안된다. 백해무익한 담배일지라도 건강하게(?) 피는 방법이 있다. 일정 업무에 대한 보상으로서 한 모금씩 음미하면서 빨아야한다. 샤워를 할 때 따신 물에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면 휴식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다. 샤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샤워는 단순히 씻는 행위가 될 수도 있고, 하룻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하수구로 내려보내는 리추얼(ritual)이 될 수도 있다. 한껏 느껴줘야, 휴식을 휴식으로 인지해줘야, 휴식은 휴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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