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이름은 <월간 박현우>가 될 수도 있고, 다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월간 박현우>로 하는 것에 리스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저를 모르고, 저의 글을 보지 않는 분들은 <월간 박현우>라는 이름을 보고 선뜻 잡지를 펴보지 않을 겁니다. 잡지 이름을 통해서 안의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들겠죠.
그런데, 그것은 대부분 미디어들이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사저널>, <시사인>의 제목만 보고 속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 지를 살피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사'라는 코드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정치 분야 잡지라는 제한적 단서만 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안의 콘텐츠를 통해 <시사저널>, <시사인>이라는 이름에 점점 의미부여가 되고 '쟤들은 저런 걸 쓰더라'같은 인식이 만들어집니다.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각종 뉴미디어(?)들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요즘 즐겨보는 채널인 <JM>, <고나고>, <디몽크 티비>, <쥐 픽쳐스>, <디퍼>, <닷페이스>, <긱블>, <디에디트> 등등.
<월간 박현우> 외에도 논의하고 있는 다른 이름들이 있기는 합니다. 그 이름들을 여기에 밝히지 않는 이유는 뺏기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월간 박현우>는 뺏을 수 없는 이름이기 그냥 올리는 것이구요. 애초에 <월간 박현우>로 밀고나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브랜딩은 하다보면 알아서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는 잘 뽑아낼 자신이 있기에.
<월간 헬조선>이라는 이름도 제안 받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채택하게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단어에서, <헬조선 늬우스>라는 페이지에서 이제 좀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기는 합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2년간 계속 헬조선 타령을 해와서인지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네요. 뭔가에 빠르게 질리는 사람인데 2년간 한 것도 용하긴 합니다. 재미삼아서 짤 같은 것은 계속 올릴 것도 같고, 잡지 홍보에도 헬늬라는 페이지를 활용하긴 하겠지만요.
헬조선이라는 코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저는 그 코드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이제 거시적인 논의는 조금은 빼고, 미시적인 논의에 깊숙히 들어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망이 있습니다. 젠더 이슈, 장애인 이슈, LGBT 이슈 등 약자와 소수자들의 이슈에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보다는 저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달까요. 다들 그런 거 하나씩 있잖습니까. 모두의 삶은 고유하고 각자의 우주는 특별하니. 그들의 삶을 잡지에 담아내고 싶기도 합니다. 기고도 받고, 찾아가서 인터뷰도 따고, 비슷한 인생들끼리 동지애 느끼며 친구 먹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