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스터 안개의 덫>이라는 한국 B급 영화(혹은 영화를 가장한 에로영화)에선 성접대를 소재로 삼고 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1시간 20분이고 포스터도 있으며 일반적인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다. 유튜브에서 돈을 내고 감상을 할 수도 있다. 독자들의 시간은 소중하므로 굳이 그 영화의 유튜브 링크를 이곳에 적지는 않겠다. 이런 거 보지말고 좋은 영화들을 보라.
이 영화는 '성접대'라는 비판적인 대상을 다루면서도 '성접대'를 에로틱하게 표현한다. 돈을 받고 성접대를 하는 여성 캐릭터는 그 행위는 결코 즐거워하지 않으며, 싫은 기색을 보인다. 그런데 영화는 섹스를 원치 않는 여성 캐릭터와 성접대의 대상 간의 섹스 장면을 영화 러닝 타임 중 10 이나 보여준다. 싫은 표정을 하면서 그녀는 섹스를 하는데 카메라는 그녀의 표정과 알몸을 모두 관객에게 보여준다. 또한 슬픈 분위기의 음악을 틀면서 여배우의 젖가슴을 노출시키고 다양한 체위로 섹스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비판적인 대상을 다루는 척 후까시는 잡는데, 정작 그것을 소재로 딸딸이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표현이 역겨운 이유는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문제에 공감해주는 척을 하면서 그 대상을 성적대상화시키기 때문이다. 정말 이 영화가 한국의 '성접대' 문제를 지적하려고 했던 것이라면, 그녀가 돈을 받고 어떤 집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성접대를 했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문제를 지적하는 데 있어 '다양한 체위'를 추가한다고 해당 장면이 더 의미심장해지진 않는다. 오히려 연장된 섹스 장면은 영화를 포르노로 만든다. 그리고 아마 '포르노'가 이 영화가 애초에 기획되었을 때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성접대를 다룬 한국의 영화들은 또 있다.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 마동석이 나왔던 <노리개>, 장미인애가 나왔던 <60분>, 성접대 문화를 알리고 자살한 배우 장자연이 등장했던 <펜트하우스 코끼리>. 이중에서 <노리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앞서 내가 지적했던 <힙스터>의 문제를 안고 있다. 문제를 지적하는 듯 하면서, 해당 문제를 성적대상화 시키고 포르노로 소비하는 것.
아래 애니들 역시 여성을 괴롭히는 장면을 음란하게 표현하여 일종의 '포르노'로 소비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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