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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명동교자 칼국수 먹었습니다.

2020.6.28.

by 해피엔드

이번 주부터 일요일 진료를 해보려고, 저 대신 침 놓아주실 대진 원장님을 모셨습니다. 허나 어제부터 나오기로 한 주말 알바가 두 명 모두 펑크. 하는 수 없이 제가 또 출근합니다.

급히 모신 대진 원장님이 아주 잘하십니다. 진료도 챠팅도 저보다 친절하고 꼼꼼하십니다. 후생가외. 맘 편히 원장님을 원장실로 모시고 저는 카운터와 치료실을 오갑니다. 드나드는 환자에게 인사하고, 쉬고 있는 환자와 농을 나눕니다. 타임콜 알람에 따라 발침 하고 베드를 정리합니다. 늘 있던 공간에서 평소와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어느덧 점심시간. 대진 원장님은 식사를 거르신답니다. 저는 못 먹은 명동교자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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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동역에서 전철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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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역에서 내립니다. 점심에 칼국수 하나 먹겠다고 전철을 갈아탑니다.

이 곳의 시스템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낭비되는 좌석이 없도록 인원수에 따라 안내합니다.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회전율이 어마어마합니다.

칼국수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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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금방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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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면은 넓고 얇습니다. 잘 익어서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입술을 지나 구강을 거쳐 목구멍을 넘어갈 때까지 부드럽습니다. 김치엔 마늘이 유난히 많이 들어갑니다. 국수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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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와 밥을 무료로 리필해준다는 것도 이 집의 특징입니다. 종업원에게 말하면 됩니다. 여기 사리랑 김치 좀 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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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나온 사리를 다시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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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새 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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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사리까지 다 먹고 나면 고민이 됩니다. 밥을 추가할까 말까. 먹을까 말까 할 땐 먹지 말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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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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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9,000원.

밖으로 나오니 배가 부릅니다. 밥은 추가 않길 잘했습니다. 출근은 했지만, 그래도 일요일 같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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