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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엔드 Jul 03. 2019

매일 편의점 가시는 아저씨를 따라

저도 한 번 가보았습니다.


어떤 아저씨로부터 페북 친추가 왔다. 함께 아는 친구가 수십 명이라 별 고민 없이 수락했다.


탐라에 아저씨 글이 뜬다. 보아하니 편의점 사장님이신데,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사장님 담벼락에 들어가 스크롤을 내려본다. 책을 쓰셨다. 아. 작가님이시구나.


작가님 책을 샀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 한 번에 읽어버리지 않고 대중교통 탈 때마다 아껴 읽었다. 그래도 글이 부드러워 금방 다 읽었다. 나와 같은 자영업자가, 자신의 업장에서 쓴 글이라 더욱 좋았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작가님, 혹시 오늘 편의점에 계세요?” “아쉽게도 오늘은 제가…” 매번 일정이 엇갈려, 같은 내용의 페메를 여러 번 보내다, 마침내 오늘 시간이 맞았다. 사인받을 책과 조공으로 드릴 출근환을 갖고 그 편의점에 왔다. 편의점에는 손님이 많아, 괜히 내가 기분이 좋았다. 물건은 사지 않고 사람을 찾았다. “저, 봉달호 사장님 뵈러 왔는데요.”

말이 좋아 페친이지 생판 모르는 사람이다.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주실 이유가 전혀 없다. 사인받고 인증샷이나 찍으면 족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땐 글쓰기 노하우 정도 여쭤볼까 했다.


그렇게 두 시간을 있었다. 어쩌다 책을 내게 되셨어요. 원래 작가가 꿈이셨나요.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있나요. 다음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 등등등. 수십수백 번씩 들었을 질문을 작가님은 조금도 귀찮아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내가 먼저 다음 일정 때문에 일어나야 했다. 아휴. 아쉬워라.


“다음에는 맥주 한 잔 해요.” 작가님, 배웅하며 하신 말씀 기억하시죠? 그에 대한 제 대답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예, 꼭이요.”(2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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