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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 Feb 21. 2017

빨래같은 날이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그렇게,

세탁기 속에서 돌아가는 빨래같은 날들이 있다.

너덜너덜해지는 것만 같은 순간,

왜냐고 묻지 말아달랄 철퍽철퍽 물이 흥건한, 덜 마른 빨래같은 내가.


해야할 말이든, 아직 하지 못한 일이든,

멈추지 않고 움직일 듯 하지만 자꾸 제자리를 맴돈다.


('봄날' 뮤직비디오)


누군가가 노래하는 봄이 언젠가는 찾아오듯

내 앞에 선 사람이, 그 누가 되었든


아니, 내가 이 겨울에서 깨어나야 할 순간은

멈추려해도 멈추지 않으니까.




손을 뻗어도 잡히는 게 없고

맘 속을 헤집어두어도 모래같은 생각이 가라앉아 제자리걸음을 하는 건

현실에 대한 무딤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몸뚱이에 대한 내 못 다한 어리광인지.





허락된 시간이 짧아질수록 아름다워질 이 순간이

이렇듯 허무하지만은 않았으면.




눈 앞에 수놓일 흩날리는 꽃잎과

무수히 쏟아지는 별이 가득할 하늘,

감은 눈을 뜨는 그 땐 눈이 시리도록 찬란하기를.





불어오는 미풍에

바짝 마른 빨래를 걷어 예쁘게 개켜둘 시간.


오긴,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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