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운다.
남편에게 커피를 내려주고, 나는 요플레에 견과류를 넣어 빵과 함께 먹는다.
서로 짧은 아침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은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나중에 봐요.”
그 짧은 인사 속에도 익숙한 정이 스며 있다.
왕복 두 시간의 출퇴근길.
버스를 타거나, 때로는 지하철역까지 걸어간다.
지하철 안 사람들의 시선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머문다.
나 역시 한때는 여행 사진을 보며 부러워했고,
그 사이 시간은 늘 화살처럼 지나갔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
사무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창가로 향한다.
푸른 바다가 보이는 창문 앞, 커피 한 잔을 들고 잠시 멈춘다.
오늘의 하늘처럼 내 마음도 맑기를 바라며 기지개를 켠다.
며칠 전, 오랜만에 들른 서점에서 문형배 작가의
『호의에 대하여』를 구입했다.
책은 두 권만 남아 있었다.
TV에서 작가의 인터뷰를 본 뒤,
그의 글을 읽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책을 읽다 한 문장에 오래 머물렀다.
“왜 글을 쓰는가?”
작가는 말했다.
“기록하기 위해서다.
10년 후의 내가 오늘의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
나 또한 기록하고 싶다.
지금의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나중에 다시 읽으며 ‘그래, 그때는 그랬지’라고 웃을 수 있도록.
최근 나는 지하철 안의 시간을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사진을 지우며
길과 나무, 하늘, 음식 사진 속 지난 시간을 다시 들여다본다.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웃고, 가끔은 울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든 ‘소비의 기록’ 임을 깨닫는다.
지하철 안의 두 시간,
나는 더 이상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다.
작은 풍경 하나, 생각의 조각 하나가
내 안의 금맥이 되어 흐른다.
오늘의 발걸음, 오늘의 숨,
오늘의 마음이 모여 나만의 삶을 빚어간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한 소비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