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던 그 말
붙잡고 싶었지만 놓아야 했던 인연이 있다.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이별이 나를 자라게 한다.
몇 년 전 어느 날,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밥 한번 먹자.”
“여행은 잘 다녀왔어?”
짧은 안부 속에도 정이 느껴졌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였다.
가정사나 속마음까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주는 그런 관계였다.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마음으로 늘 곁에 있는 사람.
나에게 그 선배는 그런 존재였다.
그날도 “곧 보자”며 답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만남을 미뤘다.
‘다음 주쯤 연락드려야지.’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흘렀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
웬일인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몇 번을 해도.. 이상했다.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그날은 단순히 바쁜 줄 알았다.
잠시 여행이라도 떠났겠지
곧 연락 오겠지, 하고 가볍게 넘겼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상했다.
부재중 메시지를 남겨도,
전화를 여러 번 걸어도 아무 답이 없었다.
결국 선배의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다음 날 전화가 걸려왔다.
“몰랐구나…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야.”
순간, 세상이 멈춘 듯했다.
너무 좋은 사람이, 너무 갑자기
저 하늘로 떠났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가족들도 너무 갑작스러워
아무에게도 연락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밥 한번 먹자”던 그 짧은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때 왜,
그 한 끼를 미뤘을까.
그렇게 바빴던 게 뭐라고.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아팠다. 가슴이 너무너무 아팠다.
영원할 줄 알았던 인연은
그렇게 한순간에 멀어져 버렸다.
그 후로 나는 자주 그 선배를 떠올린다.
함께 웃던 얼굴,
나를 다독이던 목소리,
“괜찮다”며 내 어깨를 두드려주던 그 손길까지.
아직도 나는
그분이 있다는 추모공원에 가보지 못했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가면 정말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조금은 마음이 달라졌다.
이제는 그곳에 가야 할 것 같다.
그분이 남긴 따뜻한 기억을
감사히 안고 인사드려야 할 것 같다.
이별은 끝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 온기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으니까.
그 인연은 내게
‘함께 있음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라”는
조용한 당부를 남겼다.
� 이별이 가르쳐준 깨달음
“밥 한번 먹자던 그 말이,
그 사람의 마지막 인사였다는 걸
이제야 마음으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