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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 (2부)

사춘기, 선택의 기로에서 아이들과 나_

by 그라미의 행복일기

_사춘기, 선택의 기로에서 아이들과 나_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작은아이는 중학생이 되었을 무렵, 남편은 사업상 타지로 가게 되었다. 우리는 10년 가까이 주말부부로 지냈고, 나는 두 사춘기 아들과 매일 전쟁을 치렀다.


늦깎이 학생으로 학업까지 병행하면서 ‘모든 걸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기로 했다. 아들에게 말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 너희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인지 늘 고민 중이야."그 시기, 나는 휴가를 내고 아들들에게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작은아이는 설마 하면서도 며칠씩 집에만 있는 나를 보며 혼란스러워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작은아이가 회사에 전화를 걸어 "우리 엄마 정말 그만둔 거 맞아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직원이 "휴가 중입니다"라고 하자, "그럼 절대 제가 전화한 거 말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고.


그 시절,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어서 함께 공연을 보고, 여행도 다녔다. 서울 주요 대학 견학도 다녀왔지만 큰아들은 “서울엔 예쁜 누나들이 많네”라는 말뿐이었다.


작은아이는 "엄마 옆에 있을래"라고 하던 아이였지만, 지금은 건축학을 전공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겠다고 했던 큰아이는 전공과는 다른 마케팅 일을 하고 있고, 2년 전 결혼해 이제는 누군가의 '아빠'가 되었다.


우리는 가족 단톡방에서 "좋은 아침" 인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에는 거실에 화이트보드를 두고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일을 적고, 손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큰아이는 감성적인 아이였고, 나는 정성껏 답장을 썼다. 작은아이는 "엄마랑 만 살 거야!"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 집 올 땐 미리 말하고 와야 해"라고 한다. 나 참…


작년 건강검진에서 재검 진단을 받았다. 가족들의 걱정이 컸고, 결국 서울 대학병원에 예약했다. 작은아이는 휴가를 내고 나와 함께 병원에 가겠다고 했다. 아무 일 아니라며 휴가를 취소하라고 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긴장한 내 손을 꼭 잡고 말하던 아들의 말.

“엄마, 걱정하지 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대학병원에서는 결국 몇 개월 간격으로 지역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기로 했다.

작은아이는 담담한 척했지만 간호사에게 "우리 엄마, 암 같은 건 아니죠?"라고 계속 물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큰 선물을 주지는 못했지만,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아이들이 엄마 걱정하지 않도록,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열심히 걷고, 산에 오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서툴렀어.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사랑하는 너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단다.

엄마 아들이라서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던 그 말, 절대 잊지 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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