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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생애 첫 필드에서 만난 세계”

생애 첫 필드에 섰다.

처음으로 파크골프장에 들어섰을 때, 잔디 위로 불어오는 바람이 어쩐지 낯설고도 설레었다. 손에는 처음 잡아본 파크골프채가 들려 있었고, 나는 그 무게감조차 생소하게 느꼈다. 첫 스윙을 준비하는 순간, 심장이 조금 빨리 뛰었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공이 채끝에 닿는 순간, 모든 걱정은 단숨에 사라졌다. 딱!— 하고 울리는 맑은 소리. 그 울림은 단순히 귀에만 들리는 게 아니었다. 가슴속 깊은 곳을 두드리며 퍼져 나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공이 날아가는 방향보다 그 소리에 더 매혹되었다.

나는 왜 지금까지 이 세계를 피해왔을까. 골프는 나와 맞지 않다며, 굳이 다가갈 이유가 없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막상 첫발을 내디디니, 그 안에는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이 숨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몸짓이었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나를 발견한 듯했다.


필드의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탁 트인 하늘, 바람에 흔들리는 풀빛, 그리고 공이 굴러가는 궤적까지 모두가 한 장의 그림 같았다. 낯선 세상에 들어온 듯 신기했고, 동시에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있다. 두려움 때문에 미뤄두었던 경험, ‘나와는 안 맞아’ 하고 애써 멀리했던 길. 하지만 막상 그 길에 들어서면, 뜻밖의 설렘과 기쁨을 안겨준다. 파크골프장에서의 첫 경험은 그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게 했다.


나는 오늘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났다. 그리고 그 세계는 나에게 속삭인다. “한 번의 첫걸음이, 새로운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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