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팀이 만드는 세 가지 성과
두 개의 회의실에서 비슷한 프로젝트 회의가 열린다. A팀은 항상 바쁘게 일하면서도 업무 마감을 겨우 맞춘다. B팀은 구성원이 제각각 일하면서도 인정받는 성과를 낸다. 두 팀 모두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서로 비슷하게 자원을 지원받는다. 대체 무엇이 이들의 성과를 갈라놓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A팀은 그냥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고, B팀은 진짜 '리얼 팀'이다. 맥킨지의 조직 전문가인 Katzenbach와 Smith는 수백 개의 팀을 분석한 결과, 고성과 팀의 비밀을 발견했다. 고성과는 팀의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라 신중한 개발의 여정이 필요한 결과물이다.
현대 조직에서 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수직적 조직 구조에서 개인의 역량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협업과 집단 지성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특별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고성과 팀의 비밀은 무엇일까? 진정한 팀은 세 가지 성과 결과에 동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진짜 팀을 구별하는 첫 번째 특징은 그들이 추구하는 성과의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진정한 팀은 세 가지 성과 결과에 동시에 집중한다.
첫째는 '공동 산출물(Collective work products)'이다. 이는 팀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의미한다. 단순히 개인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의 합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창출된 새로운 가치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팀 전체의 집단 지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둘째는 '성과 결과(performance results)'다.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 달성을 의미한다. 진짜 팀은 모호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열심히 해보자”가 아니라 “3개월 내에 고객 만족도 90% 달성”처럼 팀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셋째는 '개인 성장(Personal growth)'이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 팀 활동을 통해 구성원 각자가 얻는 기술, 지식, 역량의 발전을 의미한다. 최근 직장인 이유로 보상에 이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팀일수록 구성원의 근속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장기적인 성과가 높았다. 구성원이 성장해야 팀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개인이 성장하면 더 나은 공동의 산출물을 만들 수 있고, 이는 곧 팀의 성과 향상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팀의 성과가 좋아지면 개인에게도 더 많은 성장 기회가 주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로 연결된다.
스킬, 책임감, 헌신의 삼각편대
진짜 팀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성과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첫 번째 요인은 '스킬(Skills)'이다. 이는 다시 세 가지로 나뉜다. 기술적/기능적 스킬(Technical/Functional Skills)은 팀이 수행해야 할 특정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이다. 문제 해결 스킬(Problem Solving Skills)은 예상치 못한 상황과 팀이 직면하는 문제들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능력이다. 대인관계 스킬(Interpersonal Skills)은 팀원들 간의 효과적인 소통과 갈등 해결, 협업 등을 위한 능력이다. 이 세 가지 스킬이 균형을 이룰 때 팀의 집단 지성이 극대화된다.
두 번째 요인은 '책임감(Accountability)'이다. 상호 책임(Mutual Accountability)은 팀의 목표 달성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다. 팀 전체의 성공에 대한 책임이 명확히 공유된다. 개별 책임(Individual Accountability)은 각자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의식이다. 상호 책임감이 높은 팀일수록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도가 높다. 책임감은 강요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목표에 대한 진정한 합의와 이해에서 나온다.
세 번째 요인은 '헌신(Commitment)'이다. 공동의 목적(Common Purpose)은 팀원들이 깊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명확하고 의미 있는 목표다. 이는 팀의 존재 이유이자 방향성을 제시한다. 구체적인 목표(Specific Goals)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세부 목표들이다. 공동의 접근 방식(Common Approach)은 팀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일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된 방식과 절차이다. 목적에 대한 헌신도가 높은 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회복력을 보였다.
이 세 요인은 상호 보완적이다. 뛰어난 스킬을 가져도 책임감과 헌신이 없으면 개인플레이에 그친다. 강한 헌신이 있어도 기술과 책임감이 부족하면 좋은 의도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성과를 위한 조건
고성과 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추가적인 조건들이 필요하다. 이는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첫째, 팀의 규모는 작아야 한다. 효과적인 팀 규모를 2명에서 25명 사이, 이상적으로는 10명 이하로 제시했다. 너무 크면 소통과 조율이 어려워지고, 너무 작으면 다양성과 역량이 부족해진다. 아마존의 '피자 두 판 규칙'(두 개의 피자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인원)이 대표적인 예다. 작은 팀일수록 구성원 간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개인의 기여도가 명확해진다.
둘째, 목적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매출 증대나 비용 절감 같은 숫자 목표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가슴 뛰게 만드는 비전이 필요하다. 테슬라의 형제회사인 스페이스엑스(SpaceX)가 '사람들이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우주 기술을 혁신하는 것’이라는 미션을 제시하고 ‘화성에서 자급자족 도시를 건설하여 생명이 있는 다중 행성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처럼, 팀원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셋째, 명확한 행동 규칙이 필요하다. 팀이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기대치와 행동 지침이 명문화되어야 한다. 회의 진행 방식, 의사결정 프로세스, 갈등 해결 방법 등이 미리 합의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문서화된 매뉴얼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암묵적 약속일 수도 있다.
넷째, 적극적이고 유연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고성과 팀의 리더는 위계적인 지시와 통제가 아닌, 촉진자와 지원자 역할을 한다.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며, 팀원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라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술적 전문성이 필요한 순간에는 그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성 높은 구성원이, 대외 협상이 필요한 때는 소통 능력이 뛰어난 구성원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춰질 때, 팀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일회성 성공이 아닌,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팀이 될 수 있다.
평범함에서 탁월함으로의 여정
고성과 팀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별한 사람들만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그들만의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어갈 때 탄생한다.
세 가지 성과 결과에 집중하고, 세 가지 효과성 요인을 갖추며, 적절한 조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고성과 팀으로의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개발과 피드백, 그리고 지원이다. 팀장은 이 여정의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가짜 팀에서 진짜 팀으로 변화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결국 진짜 팀의 비밀은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명확한 목적, 상호 신뢰, 지속적인 성장, 그리고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 이런 것이 조화를 이룰 때, 평범한 사람들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변화는 거창한 계획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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